박성호 하나은행장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브랜드 ‘하나합’으로 고객을 모으기 위해 마케팅에 계속 힘을 주고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을 통해 하나은행이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도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사업은 금융권의 미래 먹거리로도 꼽히는 만큼 시중은행 사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도 치열한데 특히 하나은행이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은 모바일앱이나 유튜브 등 영역을 넘나들면서 마이데이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앱 하나원큐에서는 마이데이터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나합 오픈 페스티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혜택도 여러 가지다.
일단 하나은행 마이데이터에 가입하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무조건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을 포함해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마이데이터까지 가입하면 하나머니 최대 3만 머니를 준다. 하나머니는 하나금융그룹의 현금성포인트로 1머니는 1원의 가치를 지닌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퀴즈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31일까지 유튜브 채널에 있는 ‘합하자면’ 뮤직비디오 영상과 관련한 퀴즈 정답을 댓글을 달면 추첨을 통해 광고 속 아이키씨가 입고 나오는 재킷과 청바지, 운동화 등을 준다.
12일에는 이 행사와 별개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하나합’을 알리기 위한 라이브 방송 이벤트도 진행했다.
갤럭시 워치4, 애플 에어팟, 네스프레소 버츄오 넥스트 등 경품이 걸린 덕분인지 실시간 시청자 수가 한때 2천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전면 시행되기 전에는 ‘하나 합 적금’ 우대금리를 주는 내용으로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나은행이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다 보니 당장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벤트 혜택이 혜자스럽다(가격에 비해 푸짐하고 질이 좋다는 뜻으로 김혜자도시락을 평가하며 나온 말)’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입 혜택을 정리한 게시글도 인터넷 포털의 재테크 관련 카페나 블로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박성호 행장이 마이데이터 마케팅에 유독 공을 들이는 이유는 마이데이터시장 선점이 하나은행의 오랜 과제인 고객기반 확대와 맞닿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KB국민은행이나 신한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고객기반을 더 확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디지털 시장에서 고객기반을 넓힐 수 있는 한 가지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이데이터사업은 각 금융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연결해 한 번에 제공하는 만큼 은행을 향한 '락인효과'가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다른 시중은행의 충성고객들이 하나은행으로 갈아타게 만드는 일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락인효과는 소비자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유사한 상품 또는 서비스로는 좀처럼 이동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마이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산업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마이데이터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1 데이터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2019년보다 18.7% 증가한 20조 원으로 나타났다.
2018~2020년 3년 동안 데이터산업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9.4%로 집계됐다.
모바일앱의 월단위 활성 이용자 수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아 이를 끌어올릴 필요도 있다.
2021년 9월 기준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월 활성 이용자 수가 800만 명 정도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쏠은 651만 명, 우리은행 우리원뱅킹은 436만 명, 하나원큐가 327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