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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미분양 늘어, 중견 건설사 새해에도 주택사업 고전 예상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1-09 15: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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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사들이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급격하게 식어가는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대구, 경북, 전남 등을 비롯해 지방 곳곳에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전체 부동산시장 하락 전환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주력인 주택사업 업황 악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지방 아파트 미분양 늘어, 중견 건설사 새해에도 주택사업 고전 예상
▲ 2022년 1월5일 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연합뉴스>

9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 707곳 가운데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117곳은 모두 지방에 공급한 단지로 파악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살펴봐도 효성중공업, 중흥토건, 신세계건설, 한신공영 등이 대구와 포항 등 지방에서 공급한 아파트 단지에서 모집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단지가 많아지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12월 대구 달서구에 공급한 해링턴플레이스 감삼3차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358가구 1·2순위 청약에 신청자가 85명에 그쳤다. 중흥토건이 분양한 대구 두류 중흥S클래스 센텀포레도 249가구 모집에 91가구만 신청해 미달이 났다.

한신공영이 12월 청약을 마감한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 아이에스동서가 공급한 울산 뉴시티 에일린의뜰 2차,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사천 엘크루 센텀포레 등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인상, 정부의 공급 확대 기조에 따른 관망세, 대선과 지방선거 등 외부 요인 등으로 부동산시장에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공급이 많았던 지방 분양시장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서울과 지방 부동산시장 양극화가 심해지는 상황이 향후 지방 아파트 청약 경쟁률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에서도 대도시의 도심 중심가, 대형 건설사의 인기 고급 브랜드가 걸린 대단지 아파트 청약에 수요가 몰리고 상대적으로 공급 물량이나 브랜드 경쟁력이 약한 단지는 미달 사태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2022년 분양시장은 서울의 ‘똘똘한 한 채’에 관한 편중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입지나 분양가격별 온도차가 더욱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2년 1월부터 잔금대출 시 차주단위 DSR 규제 적용,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이전보다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새해 첫 분양으로 지방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 래미안 포레스티지 4043가구 분양에 나선다. 한화건설은 1월 충북 청주에서 1849가구 규모의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분양을 시작한다.

포스코건설은 충북 청주에서 더샵청주그리니티를, DL이앤씨는 2월 강원 원주에서 이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을 공급한다.

안 그래도 대형 건설사들이 최근 지방 주택시장부터 가로주택 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시장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데 분양사업 업황에도 이래저래 먹구름이 예상되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많은 중견 건설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체개발사업, 친환경 영역 신사업 등을 통한 돌파구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개발사업에 힘을 싣는 한신공영이 대표적 사례다.

한신공영은 2022년도 임원인사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인 선홍규 경영기획실장 부사장을 새 대표로 선임하고 대표이사진을 새롭게 꾸렸다. 

업계에서는 한신공영이 건축사업부문장을 맡았던 전재식 대표가 사임하고 선 대표로 진용을 다시 꾸린 만큼 자체개발사업 확대를 통한 주택사업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신공영은 2021년 분양사업 공백 등으로 3분기까지 연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8%, 70% 급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산업과 건설 폐기물처리회사 등을 인수해 환경영역 신사업을 키우는 데 투자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2021년 금속폐기물 재가공 기술을 보유한 타운마이닝캄파니 지분을 인수했다. 배터리시장 성장세를 고려할 때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관련된 시장 전망이 밝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이에스동서는 2020년에도 산업폐기물 처리회사 코엔텍, 건설폐기물 처리회사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 등을 인수하는 등 폐기물처리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2019년 환경사업 부문 매출 비중이 9.8% 정도였는데 2021년 3분기 기준 18.9%로 두 배 수준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다만 3분기 주택사업 비중은 여전히 62.3%에 이른다. 아이에스동서는 2021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0년 같은 기간보다 5.8%, 26.3% 감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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