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이 3년만에 기업공개(IPO) 주관실적 1위 자리를 되찾았다.

2021년 기업공개시장은 최초로 공모규모 20조 원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고 미래에셋증권은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작년 상장주관 1위 탈환, 올해 최고자리 유지 장담 못 해

▲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회장.


올해 기업공개시장도 지난해 못지 않게 뜨거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2년 연속 주관실적 1위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상장주관실적 순위는 2020년 3위에서 2021년 1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 정상에 오른 뒤 2019년에는 5위로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는데 3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미래엣에셋증권은 2021년에 6조7천억 원 규모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실적을 쌓은 것으로 집계됐다.

2조9800억 원의 실적으로 2위에 오른 NH투자증권과 2조7800억 원으로 3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을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해 기업공개시장 최대어였던 크래프톤을 포함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등 대형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은 덕분에 압도적 주관실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의 공모규모는 4조3천억 원으로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의 4조8천억 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조2500억 원, 현대중공업 1조800억 원을 공모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엔비티, 솔루엠, 아이퀘스트, 아주스틸, 일진하이솔루스 등 중소형 기업공개도 여럿 맡아 부지런히 주관실적을 쌓았다. 

2021년 일년 동안 모두 22건의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마무리해 주관실적뿐만 아니라 주관 건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쓱닷컴(SSG.COM), 쏘카, 야놀자 등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기업공개 주관시장에서도 부지런히 실적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관실적 1위 자리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규모로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 주관사단에 이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표주관사로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선정해 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예상 공모규모는 10조9225억 원~12조7500억 원으로 기존 최대 공모금액인 삼성생명(4조8천억 원)의 두배를 훌쩍 넘는다.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모건스탠리는 LG에너지솔루션 한 건으로 수조 원 규모의 주관실적을 쌓게 된다.

KB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 외에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등 공모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대어급 기업공개에도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등 3곳의 공모규모만 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KB증권의 1위 등극이 예상된다.

KB증권은 그동안 투자금융부문에서 채권발행시장(DCM)에 비해 주식발행시장(ECM)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채권발행시장에서는 2013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며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주식발행시장에서는 그동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KB증권은 주식발행 경쟁력을 키워 채권발행과 균형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기업공개 담당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역량 강화에 힘을 쏟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