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은행과 상호금융기관 등 금융권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길 것으로 보인다.
25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금융권에 신용공여 7900억 원을, 한진해운은 1조2천억 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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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
두 회사는 전체여신 가운데 1조7700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이 1조3110억 원, 시중은행이 4260억 원을 현대상선에 빌려줬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은행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제1금융권 여신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해운업종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조선업종으로 번지는 상황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기관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조2천억 원, 한진해운은 1조7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가운데 현대상선은 3600억 원, 한진해운은 221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올해 갚아야 한다.
임 연구원은 “상호금융기관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해운사에서 고금리로 발행한 회사채를 대부분 사들였다”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과정에 비협약채권인 회사채도 포함되면서 상호금융기관이 채무 조정에 따라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받게 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은행권과 상호금융기관 모두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두 회사는 그동안 자구계획으로 자산 대부분을 처분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 기업의 자산을 팔아 채무자에게 빚을 갚아주는 변제율도 사실상 0%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