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정 사장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 2022’에 직접 참석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모색한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데 정보기술의 전반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국제 최대 규모의 행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1월5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CES 2022에 참가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시관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세계 1위 조선사로서 디지털 전환에 가장 앞서 있다는 점을 보여줌과 동시에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국내 주요 경영진들은 CES 2022 참여 여부를 아직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불참을 선언하거나 온라인으로만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은 주요 경영진들의 참여를 결정하며 디지털 전환 의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정기선 사장을 비롯해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사장,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등이 CES 2022현장을 직접 찾는다.
CES 2022는 정 사장이 승진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을 대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정 사장은 2017년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4년 만에 최근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공동대표이사에 내정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정기선 체제’가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정 사장은 인공지능기술을 접목한 현대중공업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해왔다.
정 사장은 3월 한국투자공사와 1조 원 규모의 신사업 추진 협약을 맺으며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업가치는 미래 성장동력에 달려있다”며 인공지능, 선박 자율운항 등 디지털 전환의 의지를 강조했다.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 내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12월에는 아비커스 설립을 주도했다.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및 항해시스템 개발 전문기업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정기선 체제’를 앞두고 올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한 뒤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를 축으로 하는 3대 사업구조 재편을 마쳤다.
정 사장은 자신이 공들여온 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전환을 3대 핵심사업 모두에 이식하기 위한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조선 부문에서는 아비커스를 통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운항시스템 ‘하이나스(HiNA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비커스의 인공지능 자율운항시스템을 CES 2022에 선보일 핵심 전시물로 꼽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일 조선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기반 화재 감시시스템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9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가장 많은 3200억 원을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가 집약된 스마트조선소 구축에 사용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에너지부문에서는 미국 유니콘 기업인 팔란티어와 협력이 주목된다.
팔란티어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및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는 기업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국 연방수사국(FBI),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9일 240억 원을 투자해 현대오일뱅크의 주주가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팔란티어와 협력으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생산시설의 스마트 공장화 등 모든 업무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건설기계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는 2023년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안전시스템을 개발해 스마트건설 현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기계뿐 아니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도 현장 자동화를 목표로 인공지능 기술을 앞세운 다양한 스마트 건설기계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오일뱅크와 협력하고 있는 팔란티어의 국내 첫 고객사로서 관계를 맺기도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정기선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CES 2022에 참석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글로벌 기업들의 전시관을 둘러보며 기술 트렌드를 살피고 다양한 기업과 사업협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