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한화그룹에서 모두 사들이는 쪽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이 한화탈레스를 한화테크윈의 완전자회사로 만들면 국내 방산업계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굳힐 수 있다.
|
|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한화탈레스가 방산분야에서 입지를 공고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한화탈레스가 한국형전투기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개발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됐다”며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된 한화탈레스의 사업역량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20일 제9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한국형전투기 체계개발 사업에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 시제품을 제작할 우선협상대상업체로 한화탈레스를 선정했다.
LIG넥스원이 애초 우선협상대상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 연구원은 “한화탈레스는 이미 천마와 천궁 등 육상 유도무기의 다기능레이더를 납품했다”며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다기능레이더 탐색개발도 담당하는 등 한국군 레이더사업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탈레스가 방산분야에서 입지를 다지면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사들이는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한화테크윈은 현재 한화탈레스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프랑스 탈레스가 소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삼성탈레스를 인수하며 프랑스 탈레스와 지분에 대한 풋·콜옵션을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르면 탈레스는 6월29일부터 40일 이내에 지분 50%를 미리 정한 가격으로 한화그룹에 팔 수 있다. 탈레스가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반대로 한화그룹이 40일 이내에 탈레스 지분 50%를 지정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업계는 한화그룹이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모두 사들이는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 회장의 방산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를 인수하며 “방산부문은 선대 회장님과 제가 취임 당시부터 열정을 쏟던 사업”이라며 “남다른 사명감으로 회사를 일류기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위사업청이 외국기업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방산기업에 계속 한국형전투기와 관련한 사업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김 회장이 한화탈레스 지분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관건은 인수가격이다.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 가치는 2천억 원 안팎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말부터 한화종합화학 지분 전량과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일부를 처분해 약 7200억 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두산DST를 인수하면서 6950억 원을 써 한화탈레스의 잔여지분을 사들일 충분한 현금이 없다.
일각에서는 한화테크윈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잔여지분을 처분하거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