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내놓은 신형 맥북과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등 신제품을 놓고 외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기존 전략과 달리 제품 종류를 지나치게 늘려 개별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렸고 이전작의 단점을 개선하지 않아 경쟁력이 뒤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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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1일 "애플이 이전 라인업과 중복되는 신제품을 계속 내놓는 데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며 "기존에 애플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가치를 느끼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플은 노트북 '맥북' 시리즈와 아이폰, 태블릿PC 아이패드 등 모든 제품에 고가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전자업체와 가격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될 만한 높은 소비자 충성도와 브랜드가치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선보인 신제품들은 이전작의 단점을 개선하지 않거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소비자들이 애플 상품을 지속구매할 이유를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이 지난 20일 출시한 맥북 신제품은 지난해 출시된 제품과 같은 디자인에 성능이 소폭 개선되고 로즈골드 색상의 모델이 새로 추가됐을 뿐이다. 특히 충전과 외부기기 연결을 모두 하나의 USB-C포트로 사용하도록 해서 소비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포브스는 "맥북 프로와 맥북 에어에 이은 새 맥북 라인업은 존재 이유도 불분명한 데다 신제품에서도 전혀 개선된 점이 없다"며 "스티브 잡스 시절에 절대 나오지 않았을 제품"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이 9.7인치의 '아이패드 에어' 라인업을 유지하며 같은 화면크기의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을 내놓은 데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애플은 8인치의 아이패드 미니와 12.9인치의 아이패드 프로도 판매하고 있다.
포브스는 "9.7인치 신제품의 출시는 기존에 출시한 제품들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가장 완벽한 제품만을 출시한다는 애플의 기존 철학을 뒤엎는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스마트폰에서 기존의 고가전략을 포기하고 중저가의 아이폰SE를 내놓은 것도 일부 사용자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아이폰6S와 성능이 같은 보급형 제품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애플 사용자들은 대부분 성능과 디자인뿐 아니라 애플 제품만이 갖춘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브랜드가치에 매력을 느껴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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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신형 맥북. |
삼성전자 등 세계 전자업체들이 애플의 맥북이나 아이폰보다 성능과 휴대성 면에서 우위를 갖춘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이 계속해 제품 라인업을 늘리며 개별 상품의 가치를 낮추는 전략을 쓴다면 소비자들이 웃돈을 주고 애플 제품을 구매해야 할 이유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이 올해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에 이어 듀얼카메라 등 차별적 기능을 적용한 별도모델 '아이폰7프로'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져 이런 비판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포브스는 "애플은 단순함과 완벽함을 앞세우던 이전의 브랜드가치를 되찾아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보다 가격이 싸고 성능이 높은 제품에 언제든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