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시스템반도체인 AP(모바일프로세서) 위탁생산시장에서 미세공정 기술개발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며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TSMC는 올해 인력을 대규모로 늘리며 10나노 제품 양산시기를 앞당겨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에 맞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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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스 창 TSMC 회장. |
삼성전자는 수율과 생산단가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어 내년부터 다시 기술적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디지털트렌드는 21일 "TSMC가 7나노 미세공정 개발계획을 밝히며 기술력에서 강력한 공세를 벌이고 있다"며 "인텔과 삼성전자에 강력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크 리우 TSMC 공동대표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7나노 미세공정제품의 양산을 이르면 2017년 상반기로 잡고 있으며 이미 20개 이상의 고객사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는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AP는 10나노 제품보다 성능은 60% 높고 전력소모는 40% 적을 것"이라며 "고성능 AP시장에서 TSMC의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TSMC는 또 기존 10나노 공정장비의 95%를 7나노 생산용으로 전환할 수 있어 필요한 투자비용이 적은 만큼 위탁생산시장에서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SMC는 AP 위탁생산에서 삼성전자와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현재 16나노 공정으로 애플 아이폰SE에 탑재되는 A9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더 앞선 14나노 미세공정 개발에 성공하며 애플의 A9 물량 절반 정도와 퀄컴의 최신AP '스냅드래곤820'의 위탁생산을 전량 수주했다.
TSMC는 이에 대응해 14나노 공정을 건너뛰고 이르면 6월부터 10나노 공정라인을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역시 10나노 제품 양산을 올해 말로 계획하고 있어 속도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TSMC가 이번에 한술 더 떠 7나노 공정 개발계획까지 발표한 것을 볼 때 당분간 위탁생산시장에서 기술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TSMC 대변인은 올해 전체 인력의 10% 정도인 4천 명의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며 30억 달러를 투자한 중국 난징공장의 신규가동을 앞두고 기술인력도 대거 모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TSMC의 인원 증대는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어오는 인텔과 삼성전자에 반대되는 행보"라며 "그만큼 공격적으로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최근 전체의 11%에 이르는 1만2천 명 임직원을 감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전체의 5.8%에 이르는 1만4천명 정도의 인력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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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하지만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10나노 공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삼성전자의 AP가 다시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케빈 로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마케팅 총괄은 전자전문매체 리코드와 인터뷰에서 "위탁생산시장에서 경쟁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라며 "삼성전자가 다시 선두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기존 14나노 공정의 생산원가를 크게 절감했으며 10나노 기술 역시 초기 개발단계보다 성능을 더 끌어올린 2세대로 발전해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무어인사이트는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은 모두 스스로가 10나노 AP 공정에서 가장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하지만 양산시기보다 수율과 생산단가가 경쟁에서 가장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