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교보증권의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까지 영업수익 1조7825억 원, 영업이익 1692억 원, 순이익 131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수익은 40.10%, 영업이익은 80.77%, 순이익은 75.74% 증가했다.
교보증권의 2020년 연결기준 실적은 영업수익 1조7665억 원, 영업이익은 1365억 원, 순이익 1040억 원으로 사상 최대였는데 이를 세 분기 만에 훌쩍 뛰어 넘었다.
올해 3분기까지 교보증권의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위탁매매부문 증가폭이 가장 컸다.
위탁매매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54억 원에서 올해 3분기에는 660억 원으로 무려 328.57%(506억 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투자금융부문은 39.59%(223억 원) 증가했고 자기매매(PI)부문은 9.58%(26억 원) 감소했다.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위탁매매부문 호황이 교보증권의 호실적을 이끈 셈이다.
다만 1월 42조 원까지 치솟았던 하루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10월 22조 원, 11월 24조 원 규모로 줄었다.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교보증권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내년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올해 3월 대표이사에 오른 이석기 사장으로서는 거래대금 감소를 극복하고 내년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은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손잡고 마이데이터, 벤처캐피털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사업이 얼마나 빨리 안착하고 성공적으로 수익을 내는 지에 따라 교보증권의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교보그룹 차원에서 디지털혁신을 기반으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양손잡이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벤처캐피털사업과 마이데이터사업은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신사업본부와 VC(벤처캐피털)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재편했다. 디지털신사업본부는 마이데이터사업을 추진하는 조직이며 VC사업부는 교보증권과 교보생명이 함께 출자한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 펀드의 운용 총괄 조직이다.
이석기 사장은 지난해 말 교보생명에서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고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교보증권과 교보생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마이데이터와 벤처캐피털 사업을 안착시킬 과제를 안고 교보증권 대표이사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교보증권은 이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이석기 사장은 교보생명 부사장 출신으로 재무와 경영기획, 투자사업, 자산운용 등 경영지원 총괄부터 투자, 운용까지 금융 전반의 경력을 보유했다"며 "그동안 쌓은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지털 플랫폼 구축 및 마이데이터, 벤처캐피털 투자 등 신사업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