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관심법’으로 고객의 마음을 미리 짚으려고 한다.
고객이 살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미리 파악해 집 앞에 배송해 놓고 구매를 하면 바로 배달한다는 계획이다. 마우스가 어떤 상품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도 알고 있는 아마존이라고 하니 불가능할 것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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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월 아마존이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해 고객이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미리 포장해 배송하는 ‘예상 포장 배송(anticipatory package shipping)’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지난 17일 보도했다. 아마존 측은 예상배송 시스템 도입되면 배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 논란도 거세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이 특허를 얻은 ‘예상 포장 배송’은 고객이 주문하지도 않은 상품을 고객의 집 앞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은 아니다. 이 시스템은 고객의 구매이력 정보 등을 분석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예상한 뒤 고객의 집 근처에 미리 대기시켜 둔다. 아마존의 예상대로 고객이 예상 상품을 구매한다면, 이미 포장된 상품에 송장만 붙여 배송하면 돼 더욱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예상이 빗나갔을 때의 대책도 마련해두었다. 아마존이 제출한 특허신청 서류에는 고객이 집 근처에서 대기 중인 상품을 주문하지 않을 경우 “예상배송된 상품을 프로모션 선물로 증정해 단골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기입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기부나, 할인혜택을 통해 ‘예상치 못한 재고’를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의 슈카리타 멀푸루 분석가는 “아마존이 드디어 보유한 막대한 양의 정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면서 “고객의 수요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지만 아마존이 보유한 모든 정보를 활용한다면 고객 수요 예측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아마존은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의 구매이력뿐만 아니라 장바구니, 검색목록, 심지어 마우스 커서가 특정 상품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도 분석할 것이라고 아마존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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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닷컴 물류센터. |
아마존의 예상배송 서비스는 배송기간을 단축시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긴 하지만, 개인정보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타깃 마케팅’적 요소가 다분하다. 최근 페이스북이 ‘타깃 광고’에 활용할 목적으로 이용자의 사적 메시지를 수집했다는 의혹이 일자,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개인정보 침해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흐름 속에서 마우스 움직임까지 '감시당한다'는 느낌을 받는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마존이 예상배송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고객정보를 수집하게 된다면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다는 얘기다.
아마존 측은 예상배송 시스템의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물류시스템 혁신을 위해 노력해온 아마존의 행보를 보면 특허를 받아놓고 묵혀놓지는 않을 것같다.
배송기간을 줄이기 위한 아마존의 물류시스템 혁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제프 베조스 CEO는 미국 CBS 방송에서 무인비행 로봇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베조스 CEO는 "무인비행 로봇을 활용해 물류창고에서 30분 안에 주문된 상품을 구매자의 집 앞마당까지 배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무인비행 로봇이 배달하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아마존이 개발중인 무인비행 로봇의 명칭은 ‘옥토콥터’로 4~5년 내 상용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