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가 ‘플랫폼’과 ‘솔루션’이라는 두 날개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다.
 
[오늘Who] 야놀자 글로벌 진출 속도 높여, 이수진 비전펀드 지원 든든

▲ 이수진 야놀자 대표이사.


16일 야놀자에 따르면 ‘야놀자 테크놀로지’라는 기업비전을 선포한 뒤 플랫폼비즈니스와 솔루션비즈니스 두 축으로 사업을 펼친다.

플랫폼비즈니스는 야놀자 앱(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말한다. 숙소 예약과 액티비티, 교통·항공 예약, 해외여행 등을 아우른다.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며 사업 주체는 야놀자다.

반면 솔루션비즈니스는 철저히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다. 숙소에 예약하는 과정부터 체크인과 체크아웃에 이르는 전반적 서비스를 소프트웨어로 구축하고 관리해주는 것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글로벌 클라우드 솔루션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6월 말 공식 출범한 야놀자클라우드가 솔루션비즈니스를 담당한다. 솔루션비즈니스부문에는 산하정보통신, 이지테크노시스 등 기술 기반 계열사가 있다.

이수진 대표가 사업을 두 축으로 구성한 것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두 사업부문이 아우르는 사업영역이 다른 만큼 각 분야를 고도화하는 것이 글로벌 진출에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야놀자는 플랫폼과 솔루션이라는 두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방식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야놀자가 15일 계열사 야놀자클라우드를 통해 1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데이블은 한국의 대표적 빅데이터 기업이다.

SK플래닛의 사내벤처 레코픽 출신 창업가 4명이 설립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10년 이상의 경험을 지닌 네이버와 SK플래닛 출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데이블은 월 5억 명 사용자들의 웹사이트 사용 패턴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

데이블은 홈페이지를 통해 “머신러닝 기술로 온라인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와 같은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한다”며 “미디어, 커머스, 콘텐츠 유통사(앱, 블로그 등) 등 3천여 개의 고객기업에 개인화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야놀자가 데이블을 인수한 배경으로는 여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야놀자가 10월에 3천억 원을 들여 인수한 인터파크는 플랫폼비즈니스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인터파크는 1세대 e커머스기업이다. 하지만 단순 상품 판매보다는 항공권 예매나 해외여행 패키지 판매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인터파크를 인수했다는 것이 야놀자의 설명이다.

이수진 대표가 플랫폼과 솔루션 등 두 사업부문에서 과감히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비전펀드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7월에 소프트뱅크그룹이 운용하는 비전펀드에서 투자자금 2조 원을 유치했다. 비전펀드의 압도적 지원 덕분에 인터파크와 데이블 같은 수천억 원짜리 매물을 주저없이 인수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김종윤 야놀자클아우드 대표는 최근 웹인트래블이라는 여행커뮤니티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 호텔비즈니스를 확장할 파트너십과 인수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유치한 17억 달러가 인수재원으로 쓰일 것이다”고 말했다.

비전펀드라는 존재가 야놀자 인수합병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사실 야놀자는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에서 투자를 받기 전에도 인수합병에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전펀드를 통해 인수합병에 동원할 수 있는 재무적 여력이 충분해진 만큼 앞으로 대형 인수합병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더욱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비전펀드 투자 이전에 인수합병에 쓴 금액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전펀드 투자 이후 인수합병에 속도가 더 났다고 단언하긴 힘들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쿠팡이 손정의 회장의 지원 덕분에 대규모 투자를 쉬지 않고 진행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대표가 야놀자의 인수합병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놀자는 비전펀드 유치 이전인 2019년 6월에 GIC와 부킹홀딩스에서 약 2천억 원을 조달하는 등 다양한 투자사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야놀자는 플랫폼비즈니스와 솔루션비즈니스의 매출 비중을 공개하진 않는다. 다만 솔루션비즈니스의 매출 비중이 플랫폼비즈니스보다는 아직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야놀자 관계자는 “두 사업 모두 성장하고 있지만 기술 기반의 솔루션비즈니스에 힘을 싣고 있고 이에 따라 솔루션비즈니스의 성장 속도가 플랫폼비즈니스보다 더 빠른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야놀자클라우드는 9월에 미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에서 2020년 9월보다 클라우드 솔루션 라이선스 판매가 17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