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에서 사양을 높이고 가격을 낮춘 새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C' 시리즈를 출시한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수익성 악화에 대한 위험도 감수하며 공격적 전략을 펼친다.
|
|
|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19일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C5'에 설치되는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펌웨어의 개발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펌웨어 개발에 들어가는 것은 이미 하드웨어 사양에 대한 결정을 마치고 출시 전 마지막 단계를 진행하는 과정이라고 샘모바일은 설명했다.
성능실험기관 긱벤치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갤럭시C5는 5.2인치 화면과 4기가 램을 탑재한다. 또 퀄컴의 최신 AP(모바일프로세서) '스냅드래곤617'과 일체형 금속 디자인이 적용된다.
갤럭시C5는 AP 성능을 제외하면 사실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7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사양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위모델인 갤럭시C7의 출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샘모바일은 "갤럭시C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제품"이라며 "이전에 출시된 갤럭시A 시리즈의 목표를 계승하는 라인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믹타임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C 시리즈를 5월 중국에서 우선 출시한 뒤 인도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대는 170달러부터 시작하는 등 낮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등 신흥시장을 겨냥해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J시리즈와 A시리즈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전용모델인 갤럭시A9도 출시했다.
하지만 갤럭시A 시리즈가 샤오미 등 중국 현지업체 제품에 밀려 흥행에 고전하자 성능을 더 높이고 가격을 낮춘 갤럭시C 라인업을 새로 내놓아 맞경쟁을 펼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샤오미와 화웨이, 비보와 오포 등 현지업체들의 빠른 성장을 따라가지 못해 점유율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블룸버그는 "중국경제가 둔화하며 소비자들은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예전만큼 구매하지 않는다"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비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이 중국에서 초반흥행을 보였지만 고가 스마트폰으로 점유율을 확보하기 역부족인 만큼 중저가 라인업에서 경쟁력을 더 확보해 시장확대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효율화하겠다고 발표한 뒤 기존 라인업을 대거 정리하고 이를 저가형의 J시리즈와 준프리미엄급의 A시리즈 등으로 재편했다.
|
|
|
▲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J2'(왼쪽)와 '갤럭시A3'. |
하지만 고동진 사장 체제 이후 첫 신규 중저가 라인업을 내놓으며 시장변화에 맞춰 점유율을 확보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에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고 사장이 중저가 라인업을 늘리는 데 대해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성능이 높아진 갤럭시C 시리즈가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를 잠식할 가능성이 있고 제품 종류가 늘어나면 마케팅비용도 증가해 수익성을 악화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사장은 중국 스마트폰시장의 향후 성장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현지업체의 성장에 맞서 시장지배력을 지켜내기 위한 공격적 전략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사이 격차를 점점 줄여 모든 소비자층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것과 같은 성능으로 출시된다면 중국 현지업체와 맞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