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12-15 18: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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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가 레스토랑 브랜드 '빕스'를 살리기 위해 레스토랑 간편식(RMR)사업에 적극 나선다.
김 대표는 올해 뚜레쥬르와 빕스 매각 계획을 모두 철회한 뒤 외식사업 배달을 강화하는 등 자체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실적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 김찬호 CJ푸드빌 대표이사.
15일 CJ푸드빌은 간편식전문제조기업인 프레시지와 손을 잡고 스테이크와 파스타 등 1인용 간편식 메뉴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 레스토랑 간편식 매출을 올해보다 4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레스토랑 간편식은 레스토랑 메뉴를 집에서도 먹을 수 있게 가정간편식의 형태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으로 고급화된 가정간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프레시지와 협약식에서 "외식전문기업으로서 쌓은 노하우와 풍부한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CJ푸드빌만의 맛과 품질 서비스를 통해 레스토랑 간편식사업을 제2의 캐시카우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사업부문은 크게 외식사업부와 프랜차이즈사업부로 나뉜다. 빕스가 속하는 외식사업부는 한때 CJ푸드빌 전체 매출에서 40%를 담당했는데 올해 3분기 기준 24.2%로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외식업황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빕스는 뷔페 매장 형태로 운영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빕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CJ푸드빌 외식사업부 매출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2019년 3364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에 1376억 원으로 절반 넘게(59%)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레스토랑 간편식을 키워 외식사업부의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J푸드빌은 1인 가구의 증가에 맞춘 1인용 레스토랑 간편식의 품목을 늘려 차별점을 확보하고 온라인 유통채널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레스토랑 간편식시장에 경쟁자가 많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일은 김 대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대그린푸드와 CJ프레시웨이 등 식자재유통기업은 이미 기존 단체급식 노하우에 유명 레스토랑의 브랜드와 조리법을 접목해 레스토랑 간편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밖에 GS25와 오뚜기 등 편의점과 식품제조기업들도 레스토랑 간편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CJ푸드빌은 외식업을 직접 운영한 경험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올해 1~3분기 동안 판매된 레스토랑 간편식이 자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며 “25년의 외식업력을 지닌 만큼 식품 트렌드와 소비자 수요에 맞춘 메뉴 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통채널을 더 늘려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장세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내년부터 레스토랑 간편식 품목을 100여 개 이상으로 확대하고 라이브 커머스 등 유통채널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상품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CJ푸드빌은 빕스가 2017년부터 레스토랑 간편식을 판매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인기 메뉴인 ‘폭립’을 간편식으로 상품화한 뒤로 품목을 꾸준히 늘려왔다. 빕스에서 ‘샐러드바(뷔페)’ 형식에 맞게 계절에 따라 새로운 메뉴를 선보여 왔던 점도 강점이 될 수 있다.
김 대표는 레스토랑 간편식사업으로 현금을 마련하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