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 공급계약은 양극재 가격 경쟁력 확보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글로벌 니켈 가격은 12월 초 톤당 2만305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30%가량 상승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배터리소재 원재료 내재화를 통한 배터리소재사업 경쟁력 확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소재사업은 신 부회장이 배터리에 이어 LG화학 미래 주력 먹거리로 강하게 밀고 있는 분야다.
신 부회장은 올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LG화학 3대 새 성장동력(친환경 화학소재, 배터리소재, 글로벌 혁신신약)을 꼽고 여기에만 2025년까지 10조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배터리소재사업에 6조 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신 부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LG화학 창사 이래 가장 혁신적 변화가 시작됐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LG화학은 올해 하반기 들어 LG전자 화학전자재료(CEM)사업 양수, 일본 도레이와 유럽 합작법인 설립계약 등을 통해 분리막사업으로 배터리소재사업 영역을 넓혔고 이날 라이-사이클에 지분 투자도 실시했다.
신 부회장이 언급한 성과가 빠르게 구체화한 것이다.
LG화학은 앞으로 광산업체와 합작사(JV) 설립,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배터리소재 원재료 소싱(구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LG화학은 양극재를 중심으로 분리막, 음극 바인더(활물질을 동박에 고정하는 소재), 방열 접착제(배터리 모듈을 연결하는 소재), 탄소나노튜브(양극 도전재에 쓰이는 소재) 등 배터리소재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LG화학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 신 부회장이 2025년까지 최소 10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만큼 이를 이행할 자금확보의 중요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100%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확보하게 될 자금은 든든한 밑바탕이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월27일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과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4.25%에 해당하는 850만 주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은 상장 뒤 81.84%가 된다.
희망 공모가 상단(30만 원)을 기준 LG화학은 구주매출로 최대 2조55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상장 과정에 다양한 변수가 많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배터리시장 지위를 고려하면 LG화학이 구주매출로 최대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영업이익 4조2771억 원을 내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2017년 2조9285억 원) 기록을 이미 깼다. 앞으로 대규모 투자금 마련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각국 정부의 육성정책 강화로 전방산업인 전기차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 배터리소재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이 급증하면서 주력 사업인 양극재 실적은 이미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