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규 한신공영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트램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최 사장은 위례선 트램 건설공사 수주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국내 여러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트램사업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Who] 한신공영 위례트램 수주 확실, 최문규 선점 유리한 고지에

▲ 최문규 한신공영 각자 대표이사 사장.


14일 한신공영에 따르면 서울시의 트램 위례노선 사업자 선정에 뒤따르는 인허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트램 위례노선은 총 사업비 1966억 원 규모로 서울 지하철 5호선 마천역부터 8호선·분당선 복정역까지 10개 정거장을 잇는 본선(4.7km)과 2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지선(0.7km)으로 구성된다.

완공되면 국내에서 선보이는 트램 1호라는 상징성을 가지며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사업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한신공영 컨소시엄은 3일 개최된 서울시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례선 트램 도시철도 건설사업' 기본설계 심의에서 92.29점을 받아 두산건설 컨소시엄(82.28점)에 승리했다.

한신공영은 컨소시엄의 지분 45%로 대표주관을 맡았고 KCC건설(23%), 대흥종합건설(10%), 지아이(9%), 롯데정보통신(8%), 동문건설(5%) 등이 참여했다. 

한신공영에 따르면 10일 조달청은 트램 위례노선 사업자 선정을 위한 가격검토 등 개찰절차를 진행했고 그 결과는 15일 업체에 통보된다.

이번 입찰은 기술형입찰이기 때문에 설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75%, 가격 등은 25%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신공영 컨소시엄이 사실상 사업을 수주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사장은 트램 위례노선 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경쟁상대인 두산건설 컨소시엄에 비해 기술형입찰 경험이 적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집해 적극 반영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신도시인 위례지역에 어울리도록 노선 위를 지나는 교량도 케이블 형식의 디자인을 채택하는 등 철도시설과 조형물 설계에 미학적 요소를 크게 반영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꾸준히 청취했고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정거장이 주변경관과 잘 어울리게 디자인해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위례 트램사업을 따냄으로서 국내 첫 트램공사의 사업자라는 '스펙'을 쌓음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국내 여러지역의 트램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도시철도건설규칙에 따르면 경전철의 종류에는 고무차륜, 철제차륜, 모노레일, 자기부상, 노면전차 등이 있으며 여기서 노면전차가 바로 트램이다.

다른 경전철은 도로와 철도노선이 분리된 반면 트램은 도로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운행되기 때문에 건설비용이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다.

고속철도나 지하철 등 대규모 철도사업에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한 반면 트램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이 다소 떨어진다. 

최 사장은 중견 건설사인 한신공영이 트램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부산, 대전, 대구, 울산 등에서 트램을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위례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대전으로 지난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기본계획을 승인 받았고 실시설계용역도 마무리 단계까지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트램사업은 총 사업비 7643억 원을 투입해 37.8km 구간에 37개 정거장을 짓는 사업으로 2022년 사업자 선정 및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8월 트램 도입을 공식화한 대구도 서대구역에서 안지량역을 잇는 6.7km 노선을 시범 사업지로 선정하고 1689억 원을 사업비로 배정했다.

부산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트램 실용화를 위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약 1.9km 구간에 무가선 저상트램을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은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을 위해 143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2023년 약 4.6km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며 실증을 통해 2024년부터 트램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한신공영 관계자는 "대전시 트램사업에 대해서도 관련자료를 수집하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위례사업을 따내며 트램공사를 한신공영이 선점했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국내 트램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최용선 한신공영 회장의 장남으로 1971년 태어나 서강대를 졸업하고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선더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받았다. 1997년부터 현대상선(현 HMM)과 현대자동차에서 경험을 쌓은 뒤 한신공영에 입사했다. 

2010년 상무에 오른 뒤 2014년 전무, 2016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에 대표이사에 선임되고 2021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