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우리원뱅킹을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외부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외부협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우리은행 개방형 플랫폼 전략으로 진화, 권광석 외부협력 확대 공들여

권광석 우리은행장.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외부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권 행장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들과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첫 공동사업으로 우리원뱅킹에 한화투자증권의 주식매매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원뱅킹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며 "이제 업무협약 체결한 상황이라고 향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영업창구인 플랫폼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은 현재 금융권의 최대 화두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들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며 금융 플랫폼 시대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플랫폼 성공 사례인 카카오뱅크를 보면 3분기 기준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등 증권사 4곳,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롯데카드 등 카드사 4곳과 플랫폼 제휴를 맺고 있으며 16개 금융사와 제휴해 연계대출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플랫폼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른 금융사들과 협업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닌 셈이다. 

다만 국내외 주식매매서비스를 우리원뱅킹에서 제공하기로 한 것은 기존 협력 방식보다 훨씬 적극적 행보로 읽힌다.

플랫폼과 증권사 사이 제휴 방식은 '계좌 신규 개설'을 연결해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은행 앱에서 바로 타증권사 주식매매서비스 연결해주는 것은 드물었다.

빅테크업계의 카카오뱅크와 토스도 각각 해외주식거래서비스에 한해 주식매매서비스를 제공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스타뱅킹 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주식매매서비스를 연동했지만 이는 KB증권에 한정된 것으로 그룹사 간 시너지를 노린 방식이다.

권 행장이 한화금융계열사와 업무제휴를 시작으로 시중은행 앱의 틀을 벗어나 빅테크처럼 개방형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우리은행은 9일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등 한화금융계열사 3사와 디지털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원뱅킹에 한화투자증권 주식매매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한화생명과 신규 보험상품 및 서비스에 관한 공동 마케팅, 한화자산운용과 제휴를 통한 연금상품 개발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권 행장도 한화금융계열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급속도로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금융사 간 적극적 연대를 이어가겠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화금융계열사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국내외 디지털금융을 선도하는 등 지속적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우리금융그룹에 증권사, 보험사 등 시너지 낼 수 있는 계열사가 적은 상황에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해 순이익 가운데 80% 이상을 우리은행에 기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1년 넘게 증권사 매물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며 아직까지도 적합한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계획이 늦어질 수록 우리은행도 은행업계 경쟁에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경쟁 시중은행들이 그룹 내 증권사, 보험사 등과 상품, 플랫폼 등에서 시너지를 내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자체 경쟁력만으로는 힘에 부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한화금융계열사와 업무제휴는 은행차원에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