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의 새 이름이 될 HJ중공업의 상표권을 지분관계가 없는 부동산개발업체 리치스타가 출원한 이유를 뭘까?
회사명에 관한 상표권은 LG나 SK 등과 같이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구조의 꼭대기에 있는 지주회사나 한화처럼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업체가 보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리치스타가 올해 출원한 HJ중공업, 한토(HANTO), 씨앤와이 상표. <키프리스> |
리치스타는 한진중공업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의 지분을 들고 있지 않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의 상표권 사용료는 사명 변경 이전과 비슷한 한해 15억 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리치스타의 매출 기준 5% 내외 규모다. 리치스타는 2020년 말 기준 매출 286억 원, 영업손실 3억 원, 순손실 7억 원을 냈다.
리치스타는 12월 HJ중공업 등 상표를 출원하기 앞서 10월 한토(HANTO), 3월 CY와 C&Y 등을 출원했다.
리치스타가 HJ중공업 상표권 출원을 하게 된 배경을 묻는 질문에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토지신탁은 리치스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한국토지신탁 주요주주 명단에도 리치스타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건설의 3분기 보고서를 살펴봐도 자회사나 관계사 명단에 리치스타의 이름은 들어 있지 않다.
한진중공업 관계자 역시 "리치스타와 한진중공업과 관계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을 인수한 동부건설 컨소시엄에는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외에 사모펀드인 NH투자증권PE와 오퍼스PE도 참여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NH투자증권PE와 오퍼스PE에 리치스타가 투자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인수에 직간접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했다면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리치스타는 4월 계약 체결시점부터 한진중공업 9월 지분인수 계약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인수절차 전면에 등장한 적이 없다.
리치스타는 한국토지신탁과 지분관계는 없다. 다만 한국토지신탁은 리치스타의 자금관리업무위탁업무를 맡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토지신탁은 리치스타의 수입계좌 및 운영계좌 관리, 공사채 상환금의 수입관리 및 여유자금 운용이자의 수입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자산관리업무위탁계약도 체결해 리치스타로부터 위탁자산을 위탁받아 관리, 운용 처분뿐 아니라 사업 시행, 시공사 선정 및 도급계약 체결, 사업 관련 건물 분양과 임대 등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자금관리와 자산관리 업무위탁계약은 리치스타가 감사보고서 공시를 시작한 2017년부터 맺은 것으로 확인된다.
물론 리치스타는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과 사업을 다수 추진한 경험이 있다.
동부건설은 충남 당진 수청1지구 1블록 및 3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 수주 계약을 리치스타가 주도한 리치스타수청1지구개발 유한회사와 체결했다고 2019년 6월19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블록 2148억 원, 3블록 2565억 원이다.
리치스타는 동부건설과 2019년 6월13일에도 453억2천만 원 규모의 제주도 서귀포시 동흥동 1368번지 공동주택 신축공사의 도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2021년 4월에 공시된 2020년 리치스타 감사보고서를 보면 15.33%를 보유한 문영인씨를 포함해 7명이 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영인씨는 한국토지신탁에서 집행임원을 지냈던 인물로 파악된다.
한국토지신탁의 대표이사인 최윤성 사장도 과거 리치스타와 인연이 있다.
최 사장은 2017년 한국토지신탁의 대표이사에 오르기 이전 리치스타의 전신인 노블레스공영 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한진중공업의 지분 66.85%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