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가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가 높다.
그러나 4.13 총선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의 가능성이 있어 면세점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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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주가는 15일 전일보다 6.28%(3900원) 오른 6만6천 원에 장을 마쳤다.
호텔신라 주가도 3.60%(2400원)가 올라 6만9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면세점주’를 대표하는 두 회사 주가는 2월 이후 면세점 관련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두 회사 주가가 나란히 상승한 것은 면세점의 ‘큰손’ 유커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일본 규슈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한 것이 주가에 훈풍을 몰고 왔다.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중국 관광객들이 일본 대신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면세점업계는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인 관광객은 3월까지 석달 연속 50만 명을 넘어서며 1분기에만 160만3천여 명이 한국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인 800만 명 이상 다녀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주요 면세점의 1분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은 1분기 중국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35%로 증가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연휴가 많은 5월은 상반기 최대 여행 성수기여서 중국인 방문객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것도 한류효과에 대한 기대를 잔뜩 높이고 있다.
면세점업계에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4.13 총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는 3월 말 면세점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갱신도 횟수에 제한없이 허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 관세법 개정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또 4월 안에 서울에서 시내면세점 추가 개설 여부도 결론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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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용득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대표. |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면세점 정책이 오리무중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누리당은 오는 6월 20대 국회가 개회하는 대로 면세점 제도개선안 관련 관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소야대 정국이 현실화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면세점업계가 정책 변수에 또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5년을 특허기간으로 정한 현행 관세법 개정안은 2012년 홍종학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 등 야당이 발의해 통과된 것이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독과점을 막고 중소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하자는 취지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시 개정안 공동발의에 참여했던 김현미, 안민석, 이인영, 인재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했다.
또 지난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대기업 독과점 방지를 주장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관영, 서영교, 윤호중 의원도 여의도 재입성에 성공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대기업의 면세시장 독점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던 박영선 의원도 다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관련 정책을 놓고 업계들 사이 입장이 첨예하고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마련한 관세법 개정안을 야당이 통과시켜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