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혁신 성과를 발판삼아 재연임할 가능성이 나온다. 

SKC는 화학회사에서 소재회사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는데 특히 전기차배터리소재 확장에 힘주고 있다. 이 사장이 재연임하면 동박뿐 아니라 음극재사업 확대에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SKC 전기차배터리소재 확장 갈 길 넓다, 이완재 혁신성과로 재연임하나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C는 동박 등 첨단소재 사업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SKC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3828억 원, 영업이익 4922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SKC는 화학, 인더스트리소재(필름), 반도체소재, 동박(자회사 SK넥실리스) 등 4개 부문으로 사업부가 나뉜다. 아직 화학사업 영업이익 비중이 높지만 배터리소재와 반도체소재사업의 이익 기여도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이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재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구나 SK그룹은 올해부터 계열사 이사회가 최고경영자의 인사권을 결정하는 인사혁신 실험을 하고 있는데 객관적 평가가 이뤄진다면 그동안 SKC 신사업을 반석 위에 올려둔 이 사장의 공을 높이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장은 7월 말레이시아에 이어 최근 폴란드 동박공장 건설을 발표하며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 동박은 얇은 구리판으로 전기차배터리에 쓰이는 음극재를 코팅하는 핵심원료다.

증권업계에서는 SKC가 전체 동박 생산능력을 현재 5만2천 톤에서 2025년 25만 톤까지 늘리고 실리콘음극재사업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극재는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과 함께 전기차배터리 4대 소재로 꼽힌다. 

이 사장은 최근 투자설명회인 ‘SKC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5년 기업가치 30조 원 규모의 글로벌 넘버원 모빌리티 소재회사로 비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지난 5년 동안 SKC의 주력사업을 첨단소재 중심으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해왔는데 또 다른 목표를 세운 셈이다.

이 사장은 2016년 SKC 사장에 선임돼 취임 첫해 탈정(우물에서 나온다는 뜻)을 기치로 내걸고 SKC의 사업구조 혁신을 거듭해 왔다. 

그는 SKC 대표이사에 오른 뒤 사업구조를 전반적으로 조정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자회사 SKC에어가스의 보유지분 전량을 SK머티리얼즈에 매각했으며 필름사업의 인력 구조조정도 마무리했다. 

화학사업에서는 폴리올사업을 일본 미쓰이화학과 만든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로 이관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이런 혁신의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2020년 SK넥실리스를 인수하면서 전기차배터리 동박을 SKC 성장동력으로 추가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SKC코오롱PI, SK바이오랜드 지분을 과감하게 매각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반도체소재부문에서는 최근 글로벌 2위 중앙처리장치(CPU)기업인 미국 AMD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AMD의 2023년 제품에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용’ 반도체 글라스기판을 공급하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SKC 사업모델 혁신의 1단계를 마무리했음을 알리면서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기울여온 사업모델 혁신의 노력을 실질적 성과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SKC는 2025년 동박 생산능력을 25만 톤까지 늘리면 동박사업 가치만 하더라도 9조3천억 원~12조3천억 원의 기업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SKC를 한 단계 도약하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사장도 재연임을 바라보는 단계에 오기까지 평탄한 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음극재기업 투자와 관련해 SKC 이사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서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올해 9월29일 있었던 SKC 이사회에서는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기업 넥시온에 투자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당시 SKC에서는 사업진입 시점을 놓고 이사회 내부에서 이견이 있었다며 차세대 음극재사업진입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SKC가 사모펀드 운용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시온에 33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SKC 관계자는 “해마다 12월 첫째 주 목요일 정기인사를 발표해 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올해는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