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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 쿠팡 대표가 지난해 11월3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쿠팡의 혁신과 변화’을 주제로 대규모 채용 및 로켓배송 투자 계획 등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쿠팡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5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에 처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
하지만 쿠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 쿠팡 적자규모 1년새 4배 증가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적자가 5천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적자규모가 1215억원이었는데 불과 1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쿠팡의 적자확대는 쿠팡맨과 물류센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온라인쇼핑의 경쟁격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 등에서 14억달러를 투자받아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기사를 직접 고용해 상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직매입과 직배송 방식은 택배회사를 통한 배송시스템에 비해 비용이 2배 가까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쿠팡이 앞으로 더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쿠팡을 위협하는 요소는 또 있다. ‘유통공룡’ 이마트의 최저가 할인 공세다.
이마트는 7일 ‘가격의 끝’ 프로젝트의 최저가 경쟁품목으로 세탁세제와 주방세제 등 모두 6종을 추가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30일 참치캔, 스팸, 샴푸를 최저가 품목을 지정한 데 이어 1주일 만에 다시 가격 경쟁의 칼을 꺼내들었다.
이마트의 쿠팡을 겨냥한 최저가 공세가 최근 주춤해지자 업계에서 양측이 휴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는데 이마트가 다시 공세에 나선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은 비슷비슷한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갖추고 있다”며 “차별화가 어렵다면 결국 돈싸움인데 쿠팡이 투자를 아무리 많이 받았다 해도 이마트의 자본력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범석 “아마존도 초기 적자냈지만 결국 성공했다”
소셜커머스업체들의 대규모 적자에만 주목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소셜커머스 정착단계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최근 “투자하지 않고 비용을 줄이면 지금 당장이라도 흑자를 낼 수 있지만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일정기간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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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배달사원 쿠팡맨. |
그는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도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해외 온라인 기업들도 모두 이런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두 회사 모두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막대한 적자를 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며 “쿠팡의 적자도 시간이 지나면 미래를 위한 투자로 판명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해외로부터 투자받은 14억달러 중 상당액이 아직 남아 있어 투자여력이 없다는 건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손익계산서상 적자가 나더라도 현금흐름이 괜찮다면 위기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의 2014년 현금흐름은 플러스 1556억원으로 양호한 편이다.
김 대표는 이마트와 가격전쟁을 확대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가격은 식당으로 치면 위생에 비유할 수 있다”며 “식당이 청결하다고 항상 손님이 몰리지 않는 것처럼 합리적 가격은 기본으로 갖춰야할 요소이지 소비자 선택의 제1조건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쿠팡은 14일께 지난해 실적과 재무상태를 담은 감사보고서를 공개한다. 외부감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