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광벽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가 북미 전기차배터리용 동박시장에 단독진출로 방향을 틀었다. 애초 합작법인을 검토했는데 단독진출로 속도를 선택했다.
서 대표는 단독진출을 통해 북미 지역 양산시점을 앞당기며 고객업체를 늘려 동박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솔루스첨단소재의 위상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서광벽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
16일 솔루스첨단소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 대표는 독자적으로 캐나다에 위치한 생산기지를 새로 확보해 2024년부터 전기차배터리용 동박제품 양산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애초 계획대로 일본 토요타통상과 합작법인을 만들면 2024년 시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됐다. 독자진출로 양산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서 대표는 단독진출을 계기로 미국 지역에서 고객회사 확보에 더욱 발빠르게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제조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모두 미국 진출을 확정지은 데다가 경쟁회사인 동박회사들도 미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 만큼 동박분야 후발주자인 솔루스첨단소재로서는 속도감 있는 투자가 필요했던 셈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캐나다 퀘백주 그헝비에 연간 6만톤 규모의 동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부지를 매입했다.
솔루스첨단소재에 따르면 토요타통상과 합작법인을 세우는 형태로 북미시장을 진출하게 되면 일본 완성차 기업인 토요타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2024년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머물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단독진출을 결정함으로써 공장부지 선택에서 발빠른 독자행보가 가능했다.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대신 동박공장 건물이 있는 부지를 선택함으로써 설비투자비용과 인허가 기간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동박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럽 헝가리에 동박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서 대표는 이번 북미 진출을 발판삼아 고객회사를 늘려 업계 내 위상을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동박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고객회사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북미 진출을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글로벌 동박시장에서 1위 중국 장춘(12.9%)에 이어 국내업체 일진머티리얼즈가 시장점유율 2위(9.7%)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SKC는 3위(7.4%), 일본 후루카와가 4위(2.8%), 니폰덴카이가 5위(2.3%)로 뒤를 이은 것으로 파악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전기차배터리에 들어가는 동박을 2020년 11월에 처음 납품하기 시작했고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발생해 시장 점유율 순위에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 대표가 미국 진출을 서둘렀던 이유도 이런 시장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솔루스첨단소재의 독자진출 뒤에도 토요타그룹과 협력관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통상과 애초 맺은 업무협약은 논바인딩(구속력 없는 형태)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토요타그룹을 협력대상으로 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솔루스첨단소재는 설명했다.
서 대표는 최근 북미시장 진출을 발표하면서 “자체 생산거점 확보를 통한 북미 독자진출로 현지 잠재 고객회사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북미 동박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가 북미시장에서 동박제품을 양산하게 되는 2024년에 실적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솔루스첨단소재는 글로벌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양한 배터리업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며 “2024년 영업이익은 2021년 영업이익 전망치인 160억 원의 10배를 넘어서는 2천억 원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