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케이조선에 따르면 12월 입사할 생산, 설계, 관리 직종의 정규직 신입사원의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안전보건, 조선생산, 선박설계, 총무, 기획, 영업 등 거의 모든 직무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케이조선이 정규직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것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간 2013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장 사장은 케이조선 인력채용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조선은 2000년대 국내 대형조선3사와 함께 ‘빅4’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2012년 뒤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2013~2021년 채권단 자율협약, 2014년 상장폐지, 2016~2017년 법정관리를 거쳤다.
케이조선 직원 수는 2013년 2819명에서 법정관리가 시작된 2016년 1476명으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 말에는 925명까지 낮아졌다.
그런 케이조선이 다시 인력 확충에 나선 배경에는 올해 확보한 대규모 신규수주가 있다.
장 사장은 2016년 케이조선 대표이사에 오른 뒤 매년 한 해 수주목표를 20척가량으로 설정했지만 지난해까지 이를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4척을 새로 수주하는 데 그쳤다.
케이조선은 일반적으로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 기준 20척 안팎이 2년 치 일감인 것으로 파악된다. 2년 치 일감은 조선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준으로 여겨진다.
다만 올해 들어 현재까지 신규수주 22척을 보이며 한 해 수주목표를 이미 넘어섰다.
신규수주 호조에 힘입어 수주잔량도 크게 증가했다.
케이조선 수주잔량은 2020년 말 12만1천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서 올해 3분기 말 39만8천CGT로 3배 이상 늘었다. 선박기준으로는 26척인 것으로 파악된다.
장 사장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과 중형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LNG벙커링선 등 전략선종에 집중해 좋은 수주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윤근 사장은 임기 중 처음으로 2년치 일감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만큼 자율운항선박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동력 마련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과거 케이조선이 조선업황 부진에 크게 흔들렸던 점을 고려해 성장 전망이 밝은 자율운항선박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조선은 자율운항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이조선은 10월 자율운항시스템인 스마트선박 솔루션 ‘K-ADIS(카디스)’를 내놓고 여기에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르웨이 자율운항기술 및 선박용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콩스버그와 함께 ‘디지털트윈’, ‘에지컴퓨팅’기술 등을 개발한다.
디지털트윈은 기계나 장비를 가상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에지컴퓨팅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산된 소형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시장 조사기관 어큐트마켓리포트(Acute Market Report)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 관련 시장규모는 올해 95조 원에서 2025년까지 18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사장은 자율운항선박 기술 등 미래 성장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져나가기 위해 실적 반등이 필요하다.
케이조선은 과거 수주가 저조한 탓에 아직까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개별기준으로 2012년부터 줄곧 영업손실을 봐오다 2019년 8년 만에 영업이익 99억 원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다시 영업손실 669억 원을 냈다.
게다가 2019년 영업이익은 연구개발(R&D)센터, 10만 톤급 플로팅도크(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물에 띄워놓은 도크), 사원아파트 등 자산 매각을 통한 일시적 재무재표 개선이었다.
장 사장도 7월27일 KHI-유암코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낸 담화문에서 “최근 선박 수주의 호기를 맞고 있는 상황처럼 보이지만 실직적으로는 후판 가격 급등과 코로나19 등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더 많은 수주와 더 높은 생산성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인력확충과 함께 올해 확보한 일감을 통해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 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율운항 등 신기술 개발에 집중해 대형사와 기술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