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왜 크게 빗나갔을까?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6조6천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고 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예상치보다 1조 원가량 더 많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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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5조6천억 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애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의 부진이 심각해 스마트폰사업의 실적개선을 갉아먹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4조9천억 원으로 가장 낮게 전망했다.
하지만 갤럭시S7의 초반 출하량이 대폭 늘은 것으로 관측되면서 증권사들은 전망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IM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보다 47% 올리며 삼성전자가 1분기에 낼 영업이익 예상치도 6조1360억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6조1680억 원으로 전망치를 올렸고 대신증권은 6조330억 원, LIG투자증권은 5조8880억 원으로 예상치를 조정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내놓은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이런 전망치보다 5천억 원가량 더 높았다.
증권사들은 원-달러 환율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전망치가 크게 어긋난 것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1월 들어 1200원 선을 넘긴 데 이어 2월25일 1241원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수출에 주력하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보통 달러로 거래되는데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부진을 만회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증권은 “환율이 100원 오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천억 원에서 8천억 원까지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증권사들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낸 데는 마케팅비 감소 등 비용절감 효과도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월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 4분기에 유통채널에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유지돼 마케팅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었다"며 "계절적 특성상 비수기인 1분기에도 마케팅 비용이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실적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한 곳은 외국계 증권사들이었다. 해외 증권사인 JP모건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6조3천억 원으로 가장 근사한 전망치를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3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7천억 원 가량 더 적게 예측해 외국계 증권사들보다 오차범위가 커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