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을 해왔던 부동산금융 의존도를 낮추고 리테일 비중을 높이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수년 동안 연이은 실적 증가와 함께 본격적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리테일사업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경쟁사 대비 집중하지 않았던 리테일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7월 차액결제거래(CDF)시장에 뛰어든 뒤 10월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등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있는 일이 대표적이다.
차액결제거래는 고객이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아도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의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하는 전문투자자 대상 신종 파생상품이다.
차액결제거래 시장 계좌잔액은 2019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2021년 상반기 4조9천억 원대에 이르렀다. 2년 만에 5배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국내주식 2500종목의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해외주식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거래가능 종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차액결제거래 시장은 개인투자자조건이 완화된 2019년 12월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자산가들뿐 아니라 능력요건을 갖춘 고객들이나 단순 주식거래를 넘어서 기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해당 수준의 서비스를 업계 최저 수수료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6월 상장지수증권(ETN)에도 진출했다. 상장지수증권은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들이 손쉽게 사고팔 수 있는 채권이다. 메리츠증권은 물가연동채 상품 등 기존 국내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던 상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리테일부문 인력 채용을 진행하며 내부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대규모 채용은 아니지만 신입과 경력에 걸쳐 다양하게 채용을 늘리고 있다.
10월에만 리테일본부 투자영업팀 신입채용과 리테일지원팀 비대면 영업채널 담당자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15일까지는 해외주식·해외파생·차액결제거래 관련 야간전담 데스크 신입/경력채용이 진행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메리츠증권의 투자금융(IB) 시장점유율은 9.4%인 반면 리테일부문의 위탁매매시장 점유율은 1.6%, 자산관리시장 점유율은 1.7%에 불과하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업계 전체에서 자기자본 규모로 6위에 올라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업계 1위에 힘입어 투자금융(IB) 영업수익만 놓고 보면 증권업계 2위에 올라있다.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영업수익 3562억 원을 거뒀다. 반면 리테일부문 순영업수익은 1194억 원으로 투자금융부문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투자금융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리테일사업의 약점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 부회장은 2010년 메리츠증권에 부임한 뒤 10년 넘는 임기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0사업을 업계 1위로 키워내며 메리츠증권을 순이익 200억 원대 기업에서 2020년 5651억 원 기업으로 급성장시켰다. 철저한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성과였다.
중소형증권사에서 자기자본 규모는 2009년 말 5295억 원에서 2021년 상반기 기준 5조262억 원으로 10배가량 늘며 자기자본 규모로 순위 6위 증권사로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역대급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 부회장이 그동안 약점을 보였던 리테일 강화전략을 펴기에 적기로 여겨진다.
메리츠증권은 2017년 이후 2020년까지 4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거뒀다. 2021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5932억 원을 내면서 이미 2020년 연간 순이익을 넘겼다.
메리츠금융그룹 지주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도 2021년 말 코스피200 진입이 유력하게 전망되는 등 본격적 우량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러한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식거래가 늘어나는 부분도 최 부회장이 리테일 강화에 눈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업권 전반적으로 투자중개수익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리테일사업기반이 약한 메리츠증권의 시장 점유율은 과거 대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