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롯데온의 반전을 위해 날개짓을 하고 있다.
주력해야 할 과제로 신선식품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꼽고 있는데 롯데마트의 점포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나영호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 |
5일 롯데온에 따르면 나영호 대표가 앞으로 롯데온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 대표는 4일 진행된 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 때 직접 2022년 이커머스사업부 전략을 발표하면서 “품질 중심의 초신선 그로서리(식료품)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열세였던 마트 온라인사업을 반전시켜 보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나 대표가 롯데온의 여러 상품군 가운데 신선식품을 콕 집어 거론한 것은 그만큼 이커머스시장에서 신선식품이 핵심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반 소매품목의 온라인 침투율(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지만 신선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다.
단순히 보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현재의 2배 이상이라는 얘기다.
이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 등 신선식품 전문기업뿐 아니라 SSG닷컴과 같은 후발주자까지 모두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 대표가 신선식품을 꺼낸 것도 이런 시장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자칫 롯데온이 이커머스시장에서 설 자리가 좁아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온은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 세부전략은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온 관계자도 “이미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부전략을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마트사업부가 발표한 2022년 전략을 볼 때 롯데온과 롯데마트의 유기적 결합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마트사업부는 미래 전략에서 “이커머스사업부는 온라인 운영 전략 수립과 정책 결정의 역할을 맡고 마트사업부는 매장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와 다크스토어 전환 확대의 역할을 맡을 것이다”며 “이커머스사업부와 협업해 온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가 오프라인 매장의 배송거점화에 더욱 속도를 내 롯데온의 신선식품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미 롯데마트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롯데마트는 2020년 실적이 부진한 점포 12곳을 폐점하면서 온라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일부 점포는 물류센터로 탈바꿈하는 전략을 동시에 써왔다.
롯데마트가 물류거점으로 전환을 추진한 매장의 온라인 주문건수는 실제로 급증하고 있다.
천장에 설치된 레일로 상품들이 이동하며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들을 골라 담고 포장과 배송까지 해주는 ‘스마트스토어’가 설치된 롯데마트 중계점과 광교점의 하루 평균 온라인 주문 건수는 설치 전보다 3~7배가량 늘었다.
롯데마트는 이러한 온라인 대응 물류센터를 현재 17곳에서 올해 말 26곳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 대표는 조직개편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롯데온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그는 롯데쇼핑 3분기 실적발표에서 “롯데온만 할 수 있는 계열사 융합서비스를 제대로 해보겠다”며 “다양한 고객 요구를 충족하고 서비스를 빠르게 진보시키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 내부적으로는 롯데온의 성과가 아직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시장에 안착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롯데온이 정확한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10월 총거래액은 2020년 10월보다 45.1% 상승했다. 롯데온 접속자 수(트래픽)도 2020년 10월보다 48.4%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