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가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을까?

차 대표는 롯데지알에스 여러 외식사업 가운데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지알에스 엔제리너스 아직 가능성 있다, 차우철 특화매장 내세워

▲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


4일 롯데지알에스에 따르면 차 대표는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를 되살리기 위해 특화매장을 늘려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고 로스팅 거점 매장을 통해서는 상품 본연의 경쟁력도 확보해 가맹점을 늘려가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에서 해외 커피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저가 브랜드의 공세에 밀리면서 지속적으로 사업규모가 축소됐다.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해 2014년에는 전체 매장 수가 927개까지 늘어났지만 이후 매장 수는 감소했다. 이날 기준으로 전체 매장 수는 490여 개에 이른다.

반면 커피전문점시장에서 매출기준으로 1위인 스타벅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장 수가 1500개를 넘어섰고 투썸플레이스와 이디야 등 주요 브랜드도 지난해 1년 동안 매장 수가 100~300여 개씩 증가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 메가커피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1년 동안 400곳이 넘는 신규 매장을 확보했다.

차 대표는 커피전문점시장이 아직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특화매장을 늘리고 원두를 수급하는 방식을 변경할 계획을 세우는 등 엔제리너스의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먼저 신제품 개발과 동시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필 수 있는 특화매장인 ‘랩1004’를 새로운 본사 사옥인 금천롯데타워 1층에 선보였다.

롯데지알에스는 약 330㎡(약 100평) 규모인 이 매장에서 세계 각국의 원두와 블렌딩 비율, 로스팅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실험해 제품을 개발하고 제품력을 검증하는 테스트를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차 대표는 엔제리너스가 추가로 선보일 특화매장을 롯데백화점에 주로 입점시켜 시너지효과를 내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비율을 높여 주요 상권의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가맹사업에 활용하고 동시에 브랜드 인지도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지알에스는 최근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유명 공간디자이너 양태오와 협업한 ‘엘리먼트(A'lement) 바이 엔제리너스’라는 특화매장을 열었다. 명품관을 이용하는 동선에 친환경제품과 전시공간을 배치해 갤러리와 같은 효과를 내는 등 고객의 체험을 강조했다.

대구 수성못 카페거리에는 지역 유명 베이커리와 협업한 베이커리 특화매장을 냈고, 서울 잠실 석촌호수점을 카페와 베이커리를 접목한 특화매장으로 선보였다.

이밖에 로스팅 전문매장을 지역별 거점매장으로 키워 인근 가맹점에 당일 로스팅한 신선한 원두를 전달해 커피 본연의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차 대표는 이런 로스팅 전문매장을 수도권 직영점을 포함해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차 대표의 이런 전략은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반기 롯데지알에스는 순손실 172억 원을 냈는데 올해 상반기 순손실 31억 원으로 적자규모가 대폭 줄었다.

앞서 7월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 TGIF를 매각하기 전까지 롯데지알에스 매출 가운데 엔제리너스는 통상 15%가량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렌차이즈업계 일각에서는 차 대표의 엔제리너스 브랜드 경쟁력 강화 노력을 두고 장기적으로는 TGIF처럼 매각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선도 나온다. 매각에 앞서 경쟁력을 높이고 사업을 확대해 가격을 높이는 작업이라고 보는 것이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아직 커피전문점 수요가 충분해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뒤에 특화매장의 인테리어와 상권 분석 등의 데이터를 들고 가맹점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커피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커피 수입액은 7억3780만 달러(약 8300억 원)로 2019년과 비교해 11% 늘었다. 커피 수입량도 17만6648톤으로 2019년보다 5% 증가했다.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