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램의 출혈경쟁으로 타격을 받아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18나노 D램 양산 돌입과 미국 마이크론의 공격적 D램 출하 증가 등 D램시장의 변화들이 ‘치킨게임’을 심화해 SK하이닉스의 수익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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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5일 “SK하이닉스는 실적반등의 계기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D램 수급률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올해 2조2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유 연구원의 기존 전망치보다 23% 낮은 것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보다 58.3% 줄어든 규모다.
D램시장은 공급측면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 의해 출혈경쟁이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8나노 양산은 경쟁업체와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전체 D램시장의 매출총이익(마진)을 훼손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D램 미세공정 기술을 10나노대로 끌어올렸으며 2월부터 18나노 미세공정기술을 이용한 D램양산에 돌입했다. 메모리반도체는 미세공정 기술에서 앞설수록 원가를 개선할 수 있고 가격을 낮출 여력이 생기게 된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가장 앞선 공정기술을 앞세워 D램의 가격대가 더 낮게 형성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이미 올해 D램시장의 출하증가율 20%보다 더 많은 D램을 출하하겠다고 공언했다.
유 연구원은 “마이크론 스스로 공격적 출하량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D램 치킨게임에서 한 걸음도 뒤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D램 가격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한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D램의 지난 3월 거래가격을 살펴보면 2월보다 전반적으로 4~6%씩 하락했다. 1, 2월에 비해 하락세가 완화했지만 여전히 D램시장의 수요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비수기가 지났는 데도 PC OEM(주문자상표부착)업체들이 D램 주문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도 D램 수급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의 분기별 영업이익 개선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