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생산시설 확대에 속도를 내며 애플에 공급물량을 늘려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새 스마트폰 아이폰13 출시 초기 카메라모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생산능력 확대는 애플이 곧 내놓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용 기기뿐 아니라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를 놓고도 부품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데 발판이 될 수 있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증설투자 키워,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도 바라보나

▲ LG이노텍 로고.


2일 LG이노텍에 따르면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고부가가치 카메라모듈 생산량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연말까지 5478억 원 규모의 카메라모듈 증설투자를 진행 중인데 최근 투자금액을 2877억 원 더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규모를 기존보다 50% 넘게 확대한 것이다.

이는 애플의 카메라모듈 수요가 늘어난 데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은 이번 시설투자를 통해 센서시프트 기술이 적용된 트리플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시프트는 이미지센서를 움직여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찍을 때 카메라가 흔들림을 보정해 주는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13에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면서 센서시프트 카메라모듈을 채택했다.

하지만 애플은 센서시프트 카메라모듈 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카메라모듈업체 오필름은 최근 애플과 공급관계를 종료했다. 오필름은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관련된 인권침해 등 혐의로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더구나 애플의 또다른 카메라모듈 공급업체인 일본 샤프는 생산차질을 겪었다. 베트남 현지언론 보도를 보면 샤프의 호찌민 카메라모듈 생산공장이 8월부터 최근까지 코로나19 제한조치로 가동중단(셧다운)됐다.

이와 달리 LG이노텍은 코로나19 제한조치 영향이 적었던 베트남 하이퐁에서 카메라모듈을 생산해 아이폰13용 센서시프트 카메라모듈 생산에 집중할 수 있었다.

LG이노텍은 이전까지 애플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납품물량의 60% 안팎을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70% 선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카메라모듈 조달문제로 아이폰13 생산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애플로서는 카메라모듈 조달에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경쟁사의 생산차질을 타고 LG이노텍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수주량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애플을 향한 광학솔루션 점유율을 올려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애플과 협력관계를 더욱 다지기 위해 시설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시설투자 확대는 앞으로 스마트폰 외에 사업에서도 애플과 협력을 단단히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인사이더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애플이 2022년 개인용 증강현실 또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이노텍으로서는 고부가 카메라모듈을 포함하는 비행거리측정(ToF)모듈 공급 확대를 노려볼 수 있다. 

비행거리측정 모듈은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며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 헤드셋에도 핵심부품으로 쓰인다.

또 애플은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LG이노텍은 애플카에 들어가는 전장(자동차전자장비)용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사업의 전망을 밝게 바라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애플과 스마트폰뿐 아니라 여러 제품에서 협력관계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