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언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테마형 상장지수펀드시장을 중심으로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 삼성자산운용(위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로고. |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10월29일 종가를 기준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68조 원에 이른다.
상장지수펀드시장은 2020년 말 52조 원 규모였는데 10개월 만에 16조 원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2002년 3444억 원과 비교하면 200배 규모로 커진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 운용규모는 30조5천억 원으로 44%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1위에 올라 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2조9천억 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점유율은 33%정도다.
지난해 10월 말 삼성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규모 25조7천억 원으로 55%에 이르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1년 사이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은 11%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11조3천억 원에서 1년 만에 2배로 뛴 데다 시장 점유율도 24%에서 33%로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으로서는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확보한 압도적 시장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두 회사는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메타버스, 저탄소, 반도체 등 테마에 집중되고 있는 데 따라 관련 테마에 투자하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같은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을 동시에 내놓은 데 따라 수익률이나 운용자산 총액 등 성과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월13일 메타버스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를 같은 날 출시한 데 이어 10월29일에도 기후변화 관련 저탄소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를 각각 내놓았다.
메타버스 테마상품을 살펴보면 순자산 규모 측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611억 원으로 1138억 원에 그친 삼성자산운용을 앞질렀다. 다만 수익률은 삼성자산운용이 21.81%로 19.72%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쳤다.
10월29일 상장한 기후변화 관련 탄소저감 테마 상장지수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산총액이 693억 원, 삼성자산운용은 494억 원가량이다. 상장 첫날 흥행성적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소폭 앞섰는데 두 상품 모두 첫날 1%대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이 외에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반도체, 미래차, 그린뉴딜, 2차전지 등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같은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는 결국 투자범위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데 그 안에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린다면 차별화된 운용역량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테마에 투자하는 만큼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에도 용이하다.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테마형 상장지수펀드를 두고 더욱 치열하게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