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중흥건설 몸집 무섭게 키웠다  
▲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중흥건설의 약진이 돋보인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처음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는데 올해는 이랜드, 태광, 아모레퍼시픽, 현대산업개발 등 쟁쟁한 그룹들을 제쳤다. 이런 추세라면 30대그룹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올해 공정위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에서 자산총액 7조6천억 원으로 민간기업집단 가운데 40위에 올랐다.

중흥건설은 자산총액이 지난해 5조6천억 원보다 2조 원이나 증가했다. 20위권 밖의 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으로 순위가 지난해 48위에서 40위로 뛰어올랐다. 오너기업으로 제한하면 34위다.

중흥건설은 지난해 처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공정위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각종 규제가 적용돼 몸집을 불리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특히 중흥건설을 이끄는 정원주 사장이 지난해 비자금 조성으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아 이전처럼 적극적인 경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중흥건설은 지난해보다 자산규모를 2조 원이나 불리며 대기업집단 순위가 올랐다. 자산규모가  2013년 3조8천억 원에서 지난해 7조6천억 원으로 2년 만에 2배나 증가했다.

중흥건설의 자산이 급증한 이유는 소유권 이전이 마무리되지 않은 아파트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다 광교 신도시의 땅값이 7천억 원이나 뛰었기 때문이다.

중흥건설은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조2070억 원에서 지난해 4조5610억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중흥건설은 2012년 이후 전국에서 주택 4만4천여 가구를 공급하는 등 분양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중흥건설은 올해도 1만3740세대를 분양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대형건설사들이 주택경기 둔화 우려로 공급량을 줄인데 반해 중흥건설은 지난해(9344세대)보다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중흥건설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흥건설은 “올해 자산규모는 9조6천억 원, 매출은 5조6천억 원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규모 9조6천억 원은 올해 민간기업 순위 30위에 오른 KT&G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너기업 가운데는  25위권에 해당한다. 이대로면 한국타이어, 코오롱, 교보생명, 한라 등을 앞지르고 30대 기업 안에 포진하게 된다.

하지만 중흥건설그룹의 성장속도가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정원주 사장이 중흥건설의 경영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이전처럼 공격적인 경영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정 사장은 올해 1월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것보다 형량이 늘었다.

정 사장은 지난달 중흥건설과 중흥건설산업 등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의 차남인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의 계열분리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원철 사장의 계열분리가 머지 않은 것으로 본다.

정원철 사장은 형 정원주 사장과 독자적으로 중흥종합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중흥건설의 아파트브랜드인 중흥S-클래스가 아닌 시티프라디움을 사용했다.

정원철 사장은 올해 2월 대표법인을 중흥종합건설에서 시티건설로 변경해 계열분리의 첫 발을 뗀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