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B2B(기업 사이 거래) 렌털 플랫폼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10% 수준인 일반렌털사업 비중을 끌어올려 종합렌털기업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나아가 모기업인 호텔롯데 상장에도 보탬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 기업 상대 렌털 키우기 시도, 김현수 렌터카 외 수익 계속 찾아

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 사장.


31일 롯데렌탈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은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렌털 플랫폼 '묘미' 부진의 대안으로 B2B(기업 사이 거래) 렌털 플랫폼 ‘롯데렌탈비즈니스’를 키우려고 한다.

롯데렌탈은 21일 롯데렌탈비즈니스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롯데렌탈비즈니스는 기존 자동차에 사무가전, 건설장비, 무인 자화장비 등의 렌털품목을 더해 기업 사이 거래 전용으로 내놓은 서비스다.

김 사장은 차량렌털시장 점유율(21.8%)과 과거 KT렌탈 시절부터 이어온 통신장비렌털시장 점유율(40%)을 바탕으로 기업 사이 거래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롯데렌탈은 그동안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렌털 플랫폼 묘미의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롯데렌탈비즈니스에 반영해 기업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점을 강점으로 들었다.

향후 렌털품목을 서비스용 로봇 등으로 확대해 롯데렌탈만의 차별점을 더 부각시킨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롯데렌탈은 전체 매출에서 롯데그룹 계열사를 통해 내는 매출의 비중이 1% 수준으로 낮아 계열사를 기업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김 사장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렌털 플랫폼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렌탈 상장 이전에 김 사장은 차량렌털과 B2C 렌털 플랫폼을 양날개로 삼아 롯데렌탈의 외형 성장을 이뤄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묘미는 프리미엄 육아용품부터 트렌디한 레저, 패션, 가전, 반려동물 용품까지 모든 카테고리의 렌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별점을 내걸고 출범했다.

사업 초기에는 공유경제가 유통업계 화두가 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공유경제시장이 위축되자 묘미 역시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8월 “롯데렌탈은 온라인 플랫폼사업부문(묘미)의 수익이 투자 및 광고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롯데렌탈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 롯데렌탈이 계속 성장해야 모기업인 호텔롯데(지분 47.06%) 상장에도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낮춰 일본기업이란 꼬리표를 잘라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롯데렌탈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하면서 첫 단추를 꿰었으나 당시 공모가와 현재 주가 수준으로 미뤄볼 때 모기업 상장에 큰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본업인 차량렌털사업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여행 및 렌터카 이용 증가로 호황을 맞았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기업과 개인의 차량 장기렌털이 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

롯데렌탈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2조2521억 원, 영업이익 1599억 원을 냈다. 2019년보다 매출은 9.8% 늘고 영업이익은 27% 늘어났다.

2021년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1조1971억 원, 영업이익 1103억 원을 내면서 2020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64.9% 늘었다.

롯데렌탈의 매출비중은 차량렌털 및 중고차 거래가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반렌털은 10% 수준을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