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주가부양을 위해 분기배당 도입을 추진할까?
하나금융지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데 신한금융지주가 주주친화정책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배당 강화의 선봉에 서있던 하나금융지주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26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에 분기배당이 안착하는 모습을 충분히 지켜본 뒤 분기배당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신한금융지주와 자금여력 등에서 차이가 나는 데다 아직 분기배당 도입이 주주가치 제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충분한 시간을 마련한 뒤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는 당장 분기배당을 도입하더라도 올해가 지나야 시행이 가능하다.
일단 3분기 배당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또 분기배당을 도입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 내부정관도 변경해야 하는데 연말배당 시점이 다가오고 있어 굳이 도입이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해를 넘긴 뒤에야 분기배당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변경을 진행했다. 2분기에 첫 분기배당을 실시했으며 3분기에도 주주들에게 배당을 지급한다.
중간배당은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연말배당 외에 추가 배당을 한 번 더 실시하는 것이고 분기배당은 말 그대로 분기마다 배당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금융지주 가운데 중간배당을 가장 먼저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지만 분기배당 도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비은행부문 강화에도 아직 더 힘을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기배당을 도입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자금을 주주환원에 활용해야 하는 만큼 비은행 계열사 대상 출자나 인수합병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데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5월에도 하나금융투자에 유상증자를 통해 5천억 원을 지원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4개월 뒤면 끝난다. 하나금융그룹은 내규에 따라 이사의 임기를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는데 김 회장은 2022년 2월이면 만 70세가 돼 더는 회장 임기를 이어갈 수 없다.
김 회장으로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가흐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2020년 3월 뒤로 상승곡선을 그려 왔는데 올해 6월28일 4만755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7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다른 금융지주 주가와 비교해도 저평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나금융지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날 기준 0.43배로 신한금융지주(0.47배)나 KB금융지주(0.51배)보다 낮다.
김 회장은 배당정책에서 다른 금융지주보다 주주친화적 모습을 보여왔다. 2020년까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중간배당을 했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중간배당 규모도 크게 늘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중간배당 규모가 제자리걸음을 했으나 올해에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배당성향을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주환원정책 확대를 점진적으로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