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10-25 15: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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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이 본격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장리츠시장에서 민간리츠 1위 업체로 지위를 이어가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는 강점인 리츠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2021년 상반기 신탁업계에서 가장 높은 영업수익을 올렸는데 상장리츠를 통해 쐐기를 박으려는 계획을 세웠다.
▲ 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
25일 코람코자산신탁에 따르면 큰 성장을 시작한 상장리츠시장을 기회로 삼아 회사의 이익 개선세에 탄력을 붙이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리츠시장은 2017년 이후 연평균 2배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신시장이다. 상장리츠는 현재 15개가 상장돼 있는데 15개 상장리츠의 시가총액 총합은 현재 6조4380억 원 수준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보유한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이 가운데 25일 시가총액 기준 5위, 이리츠코크렙은 7위에 올라있다.
2개 리츠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8540억 원 규모로 아직 1위 상장리츠인 롯데리츠의 1조3950억 원을 비롯해 4위 제이알글로벌리츠의 9040억 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2022년 안에 여의도 하나금융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를 추가로 상장시킬 계획을 세워뒀다”며 “아직 구체적 시기와 규모가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 리츠시장은 2021년 1분기 기준 총 291개의 리츠가 운영되고 있다. 상장리츠를 포함한 전체 리츠 운용 자산규모는 68조2천억 원에 이른다. 상장리츠의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상장된 리츠는 필요할 때 보유 지분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편리한 유동성을 장점으로 한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은 한국에 리츠가 도입된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줄곧 민간리츠 운용규모 1위를 지켜왔고 현재는 민간 리츠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상장리츠는 아직 시작단계에 있는데 중위험 중수익의 안정적 투자처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선도적 지위를 이어갈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리츠운용자산(수탁규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제외하면 가장 크다. 현재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는 47개, 수탁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11조2077억 원에 이른다.
리츠는 다양한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배당금의 형태로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리츠사업에서 부동산신탁사는 자산관리회사(AMC)를 담당해 자산운용사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상장리츠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으면서도 배당금을 쏠쏠하게 챙길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다. 15개 상장 종목의 최근 가격 상승세도 뚜렷해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상장한 코람코에너지리츠는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전국 187개 직영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해 투자자들에게 공모가 기준 연 6%대 배당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아울렛의 최상위 매출 3개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해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공모가 기준 연 7%대 배당을 진행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21년 상반기 영업수익 1176억 원을 올려 신탁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77% 급증했는데 절반이 리츠에서 거둔 수익으로 정준호 대표가 기존 리츠 강점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정 대표 취임 전 위험도 높은 사업인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지나치게 키우다 부실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대형 신탁사 수준에서 2019년 말 11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기존의 리츠, 신탁의 사업경험과 업무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상장리츠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리츠업계에서 줄곧 1위를 지켜왔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고 자산을 매각하거나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의 정보가 모이고 있다”며 “이는 코람코자산신탁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더 우수한 리츠를 설립하고 상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9년 3월 코람코자산신탁 대표로 취임했다.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금융감독위원회를 거쳐 2003년~2009년 코람코자산신탁에서 부사장, 2012까지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2년에는 한국리츠협회 회장도 거쳤다. 이후 삼성경제연구소,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2014년 삼성카드 부사장을 지낸 뒤 코람코자산신탁에 복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