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는 왜 계속 미뤄질까?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30일 예정됐던 현대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4월1일로 미뤘다. 현대증권 인수전 결과발표는 애초 28일 예정됐으나 계속 미뤄지고 있다.
이렇게 인수결과 발표가 미뤄지는 이유를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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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
홍콩계 사모펀드인 액티스가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면서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 측에서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증권 본입찰에는 KB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액티스 등 3곳이 참여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현대상선의 자구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또다시 현대증권의 매각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액티스의 인수자금 조달능력과 대주주로서의 자격 등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투자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티스가 최고가격을 써냈어도 현대그룹은 오릭스 때처럼 사모펀드에 현대증권을 팔려다가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할 것”이라며 “액티스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증하기 위해 인수전 결과발표를 늦췄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액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NH투자증권을 재무적투자자(FI)로 끌어들여 현대증권 인수금융 2천억 원을 빌리기로 한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액티스가 현대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NH투자증권이 콜옵션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얻을 가능성도 생긴다”며 “현대그룹 측으로는 이 대목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NH투자증권은 액티스로부터 인수금융의 수수료를 받으려는 것이며 현대증권의 경영권 확보에 관심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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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이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면서 현대그룹 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쉽사리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은 현대증권 인수가격을 1조 원대 안팎에서 엇비슷하게 제시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금 조달능력과 대주주 적격성 등 가격 외의 요소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인수합병시장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나온 대형 증권사 매물인 만큼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에서 과감하게 배팅했을 것”이라며 “인수가격을 놓고 초접전 양상인 것으로 알려져 현대그룹 측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