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외 수주에서 공동전선을 펼치며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을 앞두고 현대건설과 협력수주로 수주규모를 빠르게 키워 기업가치 상승에 도움을 얻고 현대건설도 해외수주 등에서 우군인 현대엔지니어링의 강점을 보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이뤄내고 있다.
▲ (왼쪽부터)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과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으로 7월 입찰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가스전 입찰결과가 10월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푸라가스전은 가스압축, 처리, 유틸리티 등 주요 패키지 시설 5개와 기타 시설공사로 구성된 사업으로 주요 패키지 시설구축만 40억 달러(4조5천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앞서 7월 패키지1(10억 달러)에 단독으로, 패키지2(15억 달러)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패키지2 주관사다.
9월7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나맷(Namaat) 설명회를 열고 투자프로그램을 발표하며 현대건설과 EPC(설계·조달·시공)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만큼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4분기부터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우디아라바이 자푸라가스전과 필리핀 남북철도(5억 달러)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협력을 통해 자푸라가스전사업 수주를 따낸다면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9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해 2022년 초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공모가격을 산정하기 전에 대형플랜트 수주를 확보하는 것은 당연히 유리하게 작용한다.
앞서 5월 폴란드의 PKN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를 통해 1조5천억 원의 수주를 확보한 뒤 6개월 만에 대형프로젝트를 수주에 연달아 성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에 플랜트·인프라사업부문에서 매출총이익 1203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769억 원과 비교해 56%가 늘어났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부문에서는 현장관리를 통해 대형 프로젝트들이 착실히 진행될 수 있게 노력했다”며 “현지 로펌을 파트너로 선정해 코로나19에 따른 공사중단조치 등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현대건설 주가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38.62%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통해 좋은 가치로 평가되면 현대건설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와 해외사업을 가리지 않고 힘을 합쳐 성과를 내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액화천연가스 수입터미널이 될 쿠웨이트 액화천연가스(LNG) 수입터미널을 두 회사가 함께 건설하고 있는데 2022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수주금액을 보면 현대건설이 15억2천만 달러(1조8천억 원), 현대엔지니어링 13억9천만 달러(1조7천억 원)에 이른다.
국내에서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을 이뤄 도시정비 수주에 나서고 있다.
2021년 3월 대전시 서구 도마변동1구역 주택재개발(공사비 1906억 원)을 현대건설이 주관사로 함께 수주한데 이어 10월에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구역 주택재개발(공사비 2219억 원)을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공동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같은 그룹사로서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 국·내외에서 수주에 나서는 등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