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내정자들 대부분이 ‘비둘기파’로 알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금융통화위원 내정자 4명 가운데 3명이 친정부 인사인 점을 감안하면 비둘기파적 성향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공조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시간 문제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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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 등 4명이 새 금융통화위원으로 내정됐다. 이들은 4월21일 임기를 시작해 5월부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여한다.
조동철 내정자는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은 현재 상황에서 언제든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태도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조동철 내정자는 기준금리 인하의 부작용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 증가 문제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의 미시적인 규제로 통제해야 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고승범 내정자는 2012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방안을 내놓아 경기부양론자로 평가된다.
신인석 내정자는 올해 초 인터뷰에서 한국의 2016년 경제성장률을 한국은행의 전망치보다 낮은 2%로 내다봤다. 그는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노선을 한국에서 반드시 따라갈 필요가 없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일형 내정자는 유일한 매파 인사로 분류된다. 이 내정자는 지난해 9월 세미나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려도 한국은 당분간 동결하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단기적인 금리정책보다 성장전략의 한계에 도달한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쪽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통화위원 내정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와 관련된 연구기관장이거나 금융위 상임위원 등 정부에 친화적인 인물들”이라며 “금융통화위원회가 5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무르익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당연직 금융통화위원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함준호 위원도 중립인사로 평가된다.
고승범 내정자와 신인석 내정자는 통화정책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현재 내정자들이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기준금리 인하를 속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조동철 내정자는 비둘기파 성향으로 알려졌지만 이일형, 고승범, 신인석 내정자는 공통적으로 금융제도와 구조개혁을 강조해 왔다”며 “금융통화위원 내정자들의 정책성향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측면이 아직 더욱 강하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