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은 두산중공업,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 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를 꾸려 체코 원전 수주전을 준비해왔다.
정 사장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하블리체크 장관의 발언을 놓고 “중국·러시아가가 빠진 상황에서 한국·미국·프랑스 3국간 입찰흥행을 높이기 위해 판을 까는 것일 수도 있고 실제 탄소중립을 추진해야 하는데 다른 대안이 별로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며 “우리에겐 나쁜 소식이 아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은 9월27일 탄소에너지 전환 및 보조 에너지원과 관련된 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개정안에는 국가안보를 위해 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정(GPA) 회원국만 신규 원전사업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부조달협정 회원국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의 체코 원전사업 입찰은 공식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두코바이 원전사업을 놓고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것도 공식화됐다.
정 사장은 일찍부터 체코 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적극 나서왔다.
정 사장은 6월 체코를 방문해 원자력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체코 야당 대표, 두코바니지역협의회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수주활동을 펼치는 등 임기 중 5차례 이상 체코를 방문하면서 정성을 쏟았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월 체코를 방문해 체코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알렸고 박병석 국회의장도 5월 체코를 방문하는 등 정부와 국회도 체코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탰다.
세계적 탄소중립 흐름에 따라 앞으로 원전 건설에 나서는 동유럽 국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원전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대형원전 수주가 없는 데다 유럽에서는 아직까지 원전 건설 및 운영 경험이 없어 실적이 다소 부족하다는 우려도 받고 있다.
이번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유럽 진출을 통해 한국 원전기술의 위상을 끌어올리고 이후 수주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체코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을 위해 2022년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 뒤 2029년 착공, 2036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최종 사업자는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게 된다.
체코 내각은 하원 다수당이 구성하게 되는데 10월9일 치러진 체코 연방하원 총선거에서 야당연합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서 기존 여당을 이끌고 있는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신규 원전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의 주요 야당 지도자들도 원전사업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사장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유럽연합(EU)의 에너지정책과 탄소중립 이행계획 등으로 신규원전 추진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연립내각 구성에 다소 혼선과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