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이 그동안 진행했던 투자의 수확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중부와 유럽 터키 등에서 증설을 추진하고 조만간 미국 동부의 해상풍력타워 생산공장 건설에도 나서 생산설비 확충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씨에스윈드 세계 생산공장 확충 서둘러, 김성권 내년부터 수확 본격화

김성권 씨에스윈드 대표이사 회장.


10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씨에스윈드가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됨에도 올해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새로 쓰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씨에스윈드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천억 원 안팎, 영업이익 1100억 원 안팎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넘긴다는 것이다.

씨에스윈드는 3분기 기존 시장 기대치인 매출 2900억 원, 영업이익 300억 원을 밑돈 매출 2300억 원, 영업이익 17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면서 생산차질이 빚어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감소하고 있는 데다 근로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기도 하면서 9월부터 공장 가동을 정상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3분기 미뤄진 생산물량을 4분기에 모두 생산하면서 올해 전체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권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헤쳐나가며 내년부터는 실적 증가세를 더욱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초 4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공격적 생산시설 확장정책을 펼쳤다. 이 투자의 결실을 바로 내년부터 수확할 수 있는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미국 진출계획을 공개한 뒤 생산설비 확보를 추진해왔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첫 미국 생산설비로 덴마크 풍력터빈 생산기업 베스타스(Vestas)의 미국 중부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육상풍력타워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7월에는 포르투갈에 위치한 풍력타워기업 ASM인더스트리도 인수했다.

ASM인더스트리는 육상 및 해상풍력타워뿐 아니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모노파일)도 생산해왔다. 씨에스윈드가 하부구조물로 발을 넓힐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다만 올해는 인수 초기인 탓에 실적 기여도가 그리 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에 생산하기로 했던 물량들의 수익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씨에스윈드는 세계 풍력타워시장 점유율(중국 제외) 16%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영업력을 활용해 직접 확보한 일감을 인수한 회사에서 생산하다면 수익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중부 육상풍력타워공장의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씨에스윈드는 올해 11월부터 내년 7월까지 미국 중부 육상풍력타워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장에서 기존 베스타스가 자체물량만을 소화한 것과 비교해 씨에스윈드는 증설을 통해 다른 글로벌 고객사들의 풍력타워 물량도 생산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는 올해 인수한 포르투갈 법인(ASM인더스트리)에 모노파일 제조라인 투자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르투갈 법인과 미국 중부 공장을 통해 내년부터 실적 고성장세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2022년 씨에스윈드가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천억 원, 영업이익 1700억 원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21년 실적 예상치보다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55% 늘어나는 것인 데다 2021년 실적 증가율 전망치(매출 24%, 영업이익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김 회장은 글로벌 생산설비 확충계획의 마지막으로 올해 안에 미국 동부 해상풍력타워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해상풍력타워 초도물량이 2023년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동부 공장이 올해 안에 건설이 결정되면 2023년에 완공돼 중장기적으로 힘을 더할 수 있게 된다.

씨에스윈드는 미국 동부에 해상풍력타워공장을 짓게 되면 미국에 육상풍력타워와 해상풍력타워 생산시설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김성권 회장은 2024년 매출 3조 원을 목표로 공격적 생산 확대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발맞춰 수주잔고도 늘려가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씨에스윈드 수주잔고는 2018년 말 3억640만 달러에서 2019년 말 2억96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0년 말 4억5천만 달러, 2021년 상반기 말 5억9300만 달러까지 높아졌다.

김 회장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풍력발전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투자확대 의지를 보였는데 글로벌 증설로 늘어나는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현재 고객사와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올해 안에 미국 동부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터키 법인에서도 내년까지 2배가량의 증설을 진행하고 있어 실적 증가에 속도가 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