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이 반도체 공정 폐기물 재활용기술을 개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은 최근 폐수 슬러지(폐수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침전물)를 제철 과정에서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전자 현대제철, 반도체공정 폐기물 재활용기술 공동개발

▲ 삼성전자와 현대제철은 반도체 공정에서 나온 폐수 슬러지(왼쪽)를 이용해 제강공정에 쓰는 형석대체품(오른쪽)을 만들어냈다. <삼성전자>


이번 신기술은 쇳물에 폐수 슬러지 재활용품을 형석 대신 투입해 쇳물의 녹는 점을 낮춰 불순물 제거 반응을 촉진하도록 한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 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대체물질이 개발됐다.

삼성전자, 현대제철, 제철세라믹(재활용업체) 등 3개 회사는 2020년 8월부터 폐수 슬러지 재활용 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해왔다. 올해 4월 현대제철 당진 제철소에서 형석대체품 30톤을 사용해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이 신기술은 6월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에서 1차 평가, 8월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최종 평가를 거쳐 8월31일 최종 승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2016년 7월 재활용 환경성평가제도가 신설된 뒤 이번 폐기물 재활용기술을 가장 모범적 사례로 평가했다.

재활용환경성평가는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물질을 일정 규모 이상 사용할 때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사전에 조사 및 예측한 뒤 평가해 이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전자는 폐수 슬러지의 재활용이 가능해졌다. 형석 대체품에 사용된 폐수 슬러지는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할 때 나오는 침전물로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대제철은 형석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현대제철은 해마다 약 2만 톤의 형석을 남미와 중국 등 해외로부터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르면 10월 말부터 약 1만여 톤을 폐수 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 전무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주태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 전무는 “이번 재활용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다”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구광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