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샤프를 인수를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 홍하이그룹은 샤프 인수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홍하이그룹의 성장과 올레드패널 진출 위협을 막고 샤프의 LCD패널을 삼성전자에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샤프를 인수할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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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샤프의 인수를 계속해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샤프가 홍하이그룹과 인수협상을 연기하며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며 "삼성전자 등 다른 인수자를 물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도했다.
홍하이그룹은 샤프의 지분을 대량으로 인수하는 데 잠정적으로 합의했지만 샤프의 부진한 경영실적과 불안정한 재무상태를 이유로 최종 결정을 미루고 인수가격도 큰 폭으로 낮춰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3년 샤프의 지분 3%를 인수한 데 이어 오랜 기간 샤프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왔다. 홍하이그룹의 샤프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삼성전자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샘모바일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일본으로 출국한 것은 샤프와 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샤프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샤프의 대형 LCD TV패널을 공급받는 최대 고객사다. 샤프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보다 앞선 10세대 LCD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샤프의 대형 LCD패널 공장 지분을 확보할 경우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다.
홍하이그룹이 샤프를 인수한 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시장에 뛰어드려 하는 점도 삼성전자로서는 이를 막아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의 샤프 인수과정에서 삼성전자라는 변수를 저평가할 수 없다"며 "인수협상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와일드카드로 등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부회장의 측근을 인용해 "이 부회장은 중국과 대만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해 삼성전자를 위협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일본업체의 기술력이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홍하이그룹 역시 삼성전자를 경계하고 있는 만큼 샤프를 인수한 뒤 삼성전자에 대한 LCD패널 공급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퀀텀닷TV 출시행사에서 "홍하이그룹이 샤프를 인수할 경우 TV사업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