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1-09-23 18: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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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투자증권이 가파른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면서 BNK금융그룹 비은행 수익 확대의 선봉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확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3일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4월 인가를 받은 장외파생상품 판매를 위한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새 수익원을 확보하면 이익 증가세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꾸준히 키우면서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을 수 있었다”며 “아직 장외파생상품 판매 운영을 시작하지 않아 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본격 사업에 나서면 회사의 성장세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영 사장은 수차례 유상증자를 바탕으로 자본여력을 확장해 장외파생상품업 인가를 받아내면서 수익규모 확대에 추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금융회사를 통해 거래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1경7019조 원에 이른다. 은행을 통한 거래액이 1경3535조 원으로 79.5%를 차지해 가장 크지만 증권사를 통한 거래규모도 2560조 원으로 비중이 15.0%에 이른다.
장외파생상품업은 비슷한 규모인 증권사들이 이미 하고 있던 분야인데 자본규모가 작으면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을 수 없다. BNK투자증권이 자본규모를 1조 원 가까이 키우면서 비로소 인가를 받아 상품 개발에도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김 사장은 2019년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뒤 위탁매매와 주식, 채권운용 등 자기매매를 주력으로 하던 BNK투자증권의 자본여력 확장에 집중하면서 자산운용, 투자금융부문으로 사업을 키워왔다.
투자금융사업 등 대규모 사업 특성상 증권사가 투입할 수 있는 자본규모에 따라 경쟁력이 판가름 나기 때문에 외형을 키우는 것이 시장 경쟁에 필수로 꼽힌다.
BNK투자증권은 2018년 2천억 원, 2020년 2천억 원, 2021년 1월 2천억 원 등 3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통해 올해 들어 자기자본 1조 원 규모에 다가섰다.
김 사장은 2019년 11월 취임사에서 “BNK투자증권을 자기자본 1조 원, 순이익 1천억 원의 우량 증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2년 만에 목표에 다가선 것이다.
김 사장은 30년 넘게 증권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증권에서 영업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 리테일 및 자산관리부문 총괄전무, 경영서비스 총괄임원 등을 거쳤으며 KB증권에서는 경영관리부문 부사장까지 오르는 등 증권사에서 다양한 직무경험을 쌓았다.
BNK투자증권의 외형 성장은 BNK금융그룹 차원의 지원에도 힘입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2017년 3월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올랐는데 부국증권과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에서 15년 동안 증권사 사장을 역임한 증권전문가답게 BNK금융그룹을 투자금융그룹으로 바꾸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금융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 BNK금융지주의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투자전문 금융회사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가파른 순이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순이익 650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8.9% 증가했다. BNK투자증권은 올해 초 연간 순이익 570억 원 달성을 경영목표로 세워뒀는데 이를 반기 만에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865억 원을 올렸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방금융그룹 내 가장 큰 증권사로 DGB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전략에 따라 가장 높은 순이익 기여도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BNK투자증권은 2년 전 김 사장이 취임하던 2019년 말만 하더라도 순이익 210억 원을 거뒀는데 같은 기간 하이투자증권이 849억 원을 거뒀던 데 비하면 4분의1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순이익 규모를 놓고 보면 하이투자증권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김 사장 취임 뒤 순이익이 2년 새 6배가량으로 증가했다. BNK금융그룹 안에서는 BNK캐피탈이 상반기 순이익 714억 원을 내 BNK투자증권이 순이익 규모에서 아직 밀리지만 성장속도에서는 앞서고 있다. 그룹 내 비은행 비중 확대의 선봉으로 역전할 가능성도 높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은 2021년 상반기 투자금융 영업순수익이 지난해보다 126% 증가하고 자기매매와 운용 영업순수익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하며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리테일 및 자산관리부문은 영업순수익이 그대로지만 이는 투자금융 등에 집중하는 전략에 따른 결과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