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승강기 설치 협력사와 갈등을 빠르게 해결하고 3분기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까?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설치 협력사들이 작업중단에 들어가 하반기 현대엘리베이터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3분기 실적 먹구름, 승강기 설치 하청업체와 갈등 꼬여

▲ 송승봉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3일 현대엘리베이터와 승강기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설치 하청업체로 구성된 현대엘리베이터협의회(이하 협의회)가 도급비 인상을 요구하며 23일부터 시작된 설치작업 중단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데 빠른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억울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통상적으로 도급비 협상은 10~11월 말 진행되는데 협의회가 이보다 훨씬 이른 7월에 공문을 보내고 갑작스런 협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2020년 임직원 연봉은 4.5% 인상하면서 도급비는 깎았다고 주장하는데 2019년에는 임직원 연봉이 동결됐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도급비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8.3%씩 인상해왔으며, 2019년에는 신기술 적용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이유로 15~20% 삭감했지만 2020년 1월 협상에서 다시 3~5% 인상하는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의회 측은 "1년 단위로 이뤄지던 협상이 2019년 10월에 시작해 2020년 1월에서야 겨우 끝나면서 2021년 12월까지 협상안이 작성됐다"며 "통상적으로 한다면 2020년 말 협상이 이뤄졌어야 한다. 올해 안으로 협상안을 이루기 위해 7월에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협의회는 7월23일 현대엘리베이터가 2019년에 삭감한 도급비를 다시 정상화하고 물가인상 등을 고려해 50% 인상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현대엘리베이터에 발송했다.

협의회는 공문에 답변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8월7일 협력업체 산하 소장단 임원들이 작업을 중단하겠다는 1차 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협의회는 8월12일 만났지만 협상에서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했다.  

협의회는 8월13일 협력업체 사장단 총회를 거쳐 8월23일부터 작업중단에 들어갔다.

이종구 현대엘리베이터 설치협력사협의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일단 복귀한 뒤 추석 이후에 합의를 보자'는 의견을 전하며 협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협의회 소속 설치기사는 23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95%인 2200여 명이 작업중단에 돌입해 사실상 현대엘리베이터 전국 사업장의 신규설치는 중단된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부터 스마트엘리베이터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신기술 확보를 통한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주택건설경기 호조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2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6% 감소한 3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시장의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는 철강 등 원자재 비용 증가라는 분석과 투자비용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어 3분기 현대엘리베이터가 거둘 실적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추석이 10월로 4분기에 포함됐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9월로 3분기에 포함돼 있는 가운데 추석기간 이전 초가을은 특히 주택사업 성수기로 꼽히는 기간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이 시기를 놓칠 수는 없다.

이 협의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구체적 숫자를 담은 방안을 제시해야 협력사들도 작업중단의 지속 여부 등 후속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며 "양측 모두 작업중단이 기한없이 늘어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