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가 지분율 감소를 감수하면서 유상증자를 진행해 미국 자회사 VGXI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연내 완공을 바라보고 있다.

주력사업인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CMO) 매출이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진원생명과학이 적자에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

▲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


2일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박 대표는 11월에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그에게 배정된 물량의 15%가량만 참여하기로 해 유상증자를 마치면 박 대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기존 8.98%에서 7.97%~8.09%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진원생명과학에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위협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박 대표가 지분율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VGXI의 플라스미드DNA 생산시설 증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여기서 올리는 수익이 증가하고 있어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진원생명과학은 2018년 영업손실 113억 원, 2019년 영업손실 82억 원, 2020년 영업손실 185억 원을 냈으며 2021년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94억 원을 봤다.

진원생명과학은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매출로 2018년에는 181억 원, 2019년에는 236억 원, 2020년에는 264억 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60%대에 이른다.

플라스미드DNA는 최근 mRNA 백신, DNA 백신과 유전자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한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은 200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물질이 개발에 진전을 보이고 향후 상용화된다면 플라스미드DNA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아큐맨리서치앤컨설팅은 세계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시장 규모가 2026년 18억 달러(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VGXI의 기존 생산시설 가동률은 100% 수준이어서 기존 고객사의 추가 생산 요청에 대응하기 힘든 것으로 파악된다.

박 사장은 증설계획을 세워둔 진원생명과학 신규 1공장이 텍사스주 콘로에 완공되면 세계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15%가량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VGXI의 기존 플라스미드DNA 생산규모는 연간 500리터 수준이었는데 현재 연간 3천 리터 규모의 플라스미드DNA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으며 추가로 연간 4500리터 규모의 플라스미드DNA 생산시설 증설계획도 세워뒀다.

진원생명과학은 연간 7500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이 시설을 기존 공장과 구별하기 위해 신규 1공장이라 이름을 붙였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글로벌 플라스미드DNA 위탁생산시장 규모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치보다 큰 7조~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증설하고 있는 신규 1공장이 완공되면 연매출 1조 원가량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진원생명과학 신규 1공장 이외에 신규 2공장, 3공장 계획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2공장은 플라스미드DNA를 연간 7500리터 생산할 수 있는 신규 1공장과 비슷한 크기로 구축되고 별도의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신규 2공장, 3공장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가능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규 2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글로벌 투자사 JP모건을 주간사로 선정해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진원생명과학 이사회는 앞서 1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유상증자에서 1370억 원을 확보해 플라스미드DNA 생산시설 증설에 908억 원을 사용하고 나머지 462억 원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등의 신약 개발에 활용하기로 했다.

진원생명과학은 신규 1공장 가운데 현재 증설하고 있는 3천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에 349억 원을, 추가로 증설하려는 4500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에 559억 원가량을 사용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