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기준금리 인상에 힘입어 자산운용부문의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률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 차이가 줄어 이자부담이 감소하고 보험료가 낮아져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
 
삼성생명 기준금리 인상 반갑다, 자산운용 수익성 강화 힘받아

▲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27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인상돼 삼성생명은 운용자산 수익률을 개선하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상승해 시장금리가 오르면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채권금리도 올라 신규 채권투자 때 지금까지보다 높은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계약자에게서 받은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다.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었고 하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운용자산 수익률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6월 1.3%대까지 하락했다가 반등해 최근에는 2% 수준으로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자산은 247조 원이다. 이 가운데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은 51.5%다.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국고채 등 국공채 비율은 54.5%다.

상반기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3.10%다. 지난해 말보다 0.35%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가 올라 운용자산 수익률이 상승하면 이차역마진이 줄어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차역마진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 적립금의 금리가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높아 이자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6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책임준비금 부담금리는 4.11%, 이자소득자산 보유금리는 3.06%로 1.05%포인트의 이차역마진이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하면서 '초저금리시대'가 이어지자 이차역마진 규모가 커졌다.

삼성생명의 이자소득자산 보유금리는 2019년 말 3.40%였으나 지난해 말 3.14%까지 내려갔다. 같은 기간 이차역마진은 0.92%포인트에서 1.03%포인트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운용자산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보험 가입자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험사들은 채권 대출 주식 등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예상수익률(예정이율)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결정한다. 예정이율이 오르면 더 적은 돈으로 같은 수준의 보험금 지출을 충당할 수 있어 고객에게 보험료를 덜 받아도 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주요 보험상품의 예정이율을 0.25%씩 낮춘바 있다. 예정이율이 0.25% 떨어지면 신규 또는 갱신 보험계약의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7∼13%가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리상승이 수익성에는 긍정적이지만 재무 건전성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2017년 이후 금리하락이 지속되면서 많은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회계상 분류를 만기보유증권에서 매도가능증권으로 변경했다. 채권을 매도가능으로 분류하면 금리하락 때 채권 가격이 올라 장부상 평가이익이 늘어나 지급여력(RBC)비율이 상승하지만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지급여력비율이 오히려 감소한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의 매도가능증권은 178조9873억 원, 만기보유채권은 27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국고채금리 인상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선반영해오고 있었던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다"며 "지급여력비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이에 대비해왔다"고 말했다. 

6월 말 삼성생명의 지급여력율은 332%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