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시내면세점 5사의 사장단이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신규면세점 사장단은 1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회의를 열고 "정부의 규제완화는 지난해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영업을 연장해주려는 의도"라며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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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왼쪽)과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
이날 회의에는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과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이사,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 이천우 두산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추가 면세점 출점이 허용될 경우 국내 면세점산업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는 “신규 면세점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계속 신규 면세점을 늘리게 되면 물건을 못 채우는 면세점이 생긴다”며 “이 경우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찾지 못해 병행수입을 하거나 중국처럼 짝퉁이 섞일 수도 있으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면세점 산업이 전체적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현재 국내 면세점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계 여행사에 수수료를 26%까지 주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인 수수료 14%의 2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신규업체가 더 들어올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양창훈 HDC신라면세점 사장은 “신규 면세점이 문을 연 뒤 1년 정도는 지켜보고 장사가 잘 돼 시장이 커지면 선의의 경쟁을 위해 신규업체가 입점할 수 있다”며 “지금도 중국인 관광객은 계속 줄어드는데 면세점은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규면세점 사장단은 브랜드 유치와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천우 두산 부사장은 “현재 전문인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한 상태”라며 “전문인력은 탈락한 면세점에서 구해야 하는데 아직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인력을 뽑아 2~3개월 교육해야 하는 신규면세점들의 불투명성이 더욱 커졌다”며 “탈락한 업체들의 직원이 직장을 잃었다고 하지만 신규면세점 업체수와 면적이 2배 넘게 늘어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사장은 “탈락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워커힐이 투자했다는 돈이 4천억 원이고 고용된 인력은 2200명인데 신규 면세점의 투자비는 1조700억 원, 고용인력은 1만4200명”이라며 “신규 면세점의 손해가 더 큰 데도 탈락 면세점 얘기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6일 면세점 제도 개편방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개최한다.
공청회에서는 면세점 특허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최대 20배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신규 면세점의 특허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