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데 대해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수직적 지배구조를 개선해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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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삼성전자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 것은 눈에 띄는 변화"라며 "글로벌 기업들에 발맞추기 위한 변화를 도입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1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별도로 둘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승인받았다. 이 정관변경은 삼성전자 외에도 거의 모든 계열사에서 이뤄졌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이윤태 사장의 의장 임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교체하며 가장 빠르게 후속조치를 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부회장이 남은 2년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에는 사외이사로 이사회 의장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연구원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는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가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며 "사업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례에서 볼 때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외이사의 역할 강화는 기업의 사업전략 구상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일본 히타치의 경우 혁신적인 사업구조 변화를 위해 사외이사의 비중을 50%까지 늘린 이후 성장했다"며 "전문가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 기업경쟁력을 성공적으로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사회 독립이 미국의 구글 등 글로벌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이들과 같은 유연한 기업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역시 삼성전자가 이사회 독립 가능성을 열어놓은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이사회 역할 강화는 그동안 수직화돼있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첫번째 노력"이라며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