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동부팜한농의 인수가 지연되고 있다.
동부팜한농이 떠안고 있는 잠재부실 등에 대한 정확한 평가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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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1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동부팜한농 인수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LG화학은 3월11일까지 동부팜한농 지분 100% 취득을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동부팜한농 인수 지연의 원인은 인수 가격 차이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해 동부팜한농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했고 올 초 5152억 원에 인수계약을 맺었다.
인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만큼 인수가격도 적정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152억 원은 자기자본 장부가액을 넘어서지만 설비 유형자산이 5354억 원이라는 점에서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 역시 인수 연기 이유가 다른 데 있다는 점을 내비친다. LG화학은 “거래를 끝내기 위해 선행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당사자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관련기간 승인을 포함해 기타 종결준비에 따라 취득 예정일자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동부팜한농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하지만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동부팜한농의 매각주체인 동부그룹과 재무적투자자 사이에 우발채무를 놓고 의견이 충돌했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잠재적 손실에 대해 재무적투자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무적투자자는 동부그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계약 일정이 두 차례나 미뤄졌고 해를 넘겼다. 올해 1월에야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아 계약 체결이 이뤄졌다. 진통 속에 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분인수도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LG화학이 인수 마무리를 앞두고 실사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우발채무 등이 다시 불거져 책임소재를 가리고 있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인수가 지연되고 있으나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LG화학은 이미 1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농화학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박진수 부회장도 농화학사업을 LG화학의 미래로 꼽는다. 박 부회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동부팜한농에 대해 “실사가 끝나지 않아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동부팜한농 등 그린바이오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산업은 의료용 레드바이오, 일반화학 화이트바이오, 식량 관련 그린바이오로 나눌 수 있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의 글로벌트렌드 2030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식량산업은 2030년까지 35%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그린바이오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 많다.
박 부회장은 “작물 보호제, 종자 산업 등 앞으로 육성할 분야가 많다”며 “관련 분야에 대한 인수합병을 진행 중이며 기술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