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한국의 부자 4명 가운데 3명은 상속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미국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96년부터 2015년까지 20년 동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억만장자 가운데 상속을 통해 부를 축적한 비율은 2014년 기준 74.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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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이는 세계 67개국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수치로 세계 평균 30.4%보다도 2배 이상 높았다.
상속을 통해 억만장자에 오른 부자의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쿠웨이트과 핀란드(각 100%), 덴마크(83.3%), 아랍에미리트(75%) 등 4개국이었다.
한국의 억만장자는 1996년 7명에서 2010년 11명, 2015년 3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었다.
한국 억만장자들이 상속부자가 대부분이고 창업부자가 적은 것은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와 자본시장 미성숙, 안정적 직장을 선호하는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이런 부의 대물림 현상은 세계적인 흐름과 상반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신흥국과 선진국을 통틀어 자수성가형 억만장자의 비중이 늘고 상속부자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는 1996년 44.7%였지만 2001년 IT 붐에 힘입어 58.1%로 역전했으며 2014년에는 69.6%를 차지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억만장자의 숫자와 자산이 선진국보다 신흥국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상속부자 비율이 2%로 가장 낮았으며 일본은 18.5%였다. 미국은 28.9%였다.
유럽 25개국은 35.8%였는데 스위스와 독일은 각각 72.7%, 64.7%로 상속부자의 비율이 높았지만 러시아는 0%였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선진국 가운데 자수성가한 억만장자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억만장자들은 금융과 IT산업을 통해 부를 빠르게 축적하고 있었으며 특히 헤지펀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헤지펀드를 통해 억만장자에 오른 사람의 80%가 미국인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