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플라스틱 재활용사업도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배터리소재와 바이오소재에 이어 성장동력을 촘촘하게 마련하고 있다.
 
LG화학 재활용 플라스틱도 키운다, 신학철 성장동력 하나 더 추가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18일 LG화학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올해 초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사업 전담 태스크포스(TF) 조직인 ‘피닉스팀’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 부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한다는 경영방침에 따라 피닉스팀에 해외 협력사 대표(CEO)와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부회장이 이처럼 재활용 플라스틱사업에 힘을 주는 까닭은 환경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 변화에 대응해 기존 석유화학 사업에서 지속가능한 경영구조를 이루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업이 화두가 되는 분위기에 따라 재활용 플라스틱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2019년 5조 원 규모에서 2024년에는 17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전 수요와 포장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주요 플라스틱 제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 재활용 플라스틱사업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고부가 플라스틱원료 가운데 하나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을 연간 약 200만 톤 생산해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를 올라있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은 가공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다. 자동차 내장제를 비롯해 TV나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 외장재에도 사용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데 최근 수요가 늘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가격은 2020년 초 톤당 1100달러에서 최근 2400달러대로 2배 이상 올랐다. 스프레드(제품판매가와 원재료의 가격차이)도 같은 기간 300달러에서 800달러로 급등했다.

LG화학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의 성질을 유지하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이미 양산체제를 갖춰 뒀다. 친환경 제품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어 재활용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LG화학은 1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기존 제품과 재활용제품의 물성을 동등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재활용 플라스틱소재는 추가 공정이 필요해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되지만 환경을 강조하는 분위기에 판매 확대에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이외에도 다양한 재활용 플라스틱사업의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고부가 전자제품의 외장소재로 널리 쓰이는 재활용 폴리카보네이트(PCR PC)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폴리카보네이트 원료의 품질을 개선해 외관과 물성이 기존 폴리카보네이트와 동일한 제품을 글로벌 IT업계에 공급하고 있어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부회장은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가 늘어 수익성 확보도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석유화학부문 내 친환경사업 육성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7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도 배터리소재와 바이오소재뿐 아니라 석유화학사업본부의 재활용 플라스틱 등 지속가능성 관련 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신 부회장은 “비즈니스세계에서 경쟁력은 실적에 더해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ESG기반으로 혁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