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고기능성 타이어소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제품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전기차시대에 맞는 타이어소재로 성장토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 고기능 타이어소재 증설, 백종훈 전기차시대 탈 태세

▲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6일 금호석유화학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백 대표는 전기차산업의 성장에 따라 고기능성 타이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과감하게 관련 소재의 제조기반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고기능성 타이어소재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의 생산능력을 현재 6만3천톤에서 2022년 말까지 약 2배 수준인 12만3천톤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는 기존의 소재들에 비해 점성과 탄성이 우수해 자동차의 안전성과 연비향상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재는 2012년부터 유럽에 이어 한국에서도 ‘연비’와 ‘젖은 노면 제동력’을 표기하는 타이어효율등급제가 시행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 자동차에 필요한 소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수소차 등은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늘어난다”며 “고기능성 타이어 소재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를 찾는 고객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리포트앤데이터에 따르면 전기차를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차 타이어시장 규모는 2018년 804억 달러(약 91조9500억 원)에서 2026년 1780억 달러(약 203조3500억 원)까지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시장에서 세계 선두권에 위치한 회사인데 백 대표는 이번 증설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의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는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인증하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일류상품은 글로벌시장 점유율 5%가 넘어 세계 5위 안에 들면서 제품이 연간 5천만 달러 이상의 시장규모를 지니거나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하는 제품 가운데 선정된다.

백 대표는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증설뿐 아니라 물성을 강화하기 위한 첨가제 개발에도 힘을 주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식물성 추출물 바이오 실리카를 적용한 친환경 합성고무 첨가제 개발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실리카는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를 비롯한 타이어용 합성고무와 섞이면 타이어의 연비와 제동력 및 내마모 성능을 높이는 장점을 지닌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이 이번에 개발하는 합성고무 첨가제용 실리카는 쌀겨 추출물을 활용한다. 탄화된 쌀겨(재)에 90% 이상 풍부하게 함유된 천연상태의 실리카를 가공해 바이오 실리카로 만든다.

백 대표는 친환경 합성고무 첨가제와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의 생산역량을 키워 수익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최근 바이오 실리카 개발을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차세대 친환경소재의 개발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성과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위생장갑소재인 NB라텍스뿐 아니라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를 앞세워 올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의 안정적 재무구조와 주력사업의 성장을 고려할 때 현재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저평가 돼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사업인 합성고무부문의 급격한 성장에 힘을 받아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2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